서울갤러리

장지에 채색, 오일파스텔, 130*162, 2020

도시에선 인공물을 완벽히 제외한 자연풍경을 보기가 어렵다. 항상 건물과 도로와 전선, 또는 도로표지판 같은 구조물들이 껴 있기 마련이다. 나는 이런 것들을 피해서 먼 곳으로 여행을 계획해야 했고, 이러한 것들을 피해서 사진을 남겼다. 나는 어쩐지 풍경에 끼어든 구조물들을 불순물처럼 여겨왔다. 아름다운 풍경에는 결벽적인 조건이 붙었다.

자연에 대한 막연한 감상은 별개로 나는 휴식을 취하기 위해 틈만 나면 풀밭, 숲을 찾아갔다. 풍경에 직접 들어가 앉아있으면 그곳엔 항상 쓰레기들, 건축폐기물, 벌레, 인공구조물이 있었다. 결벽적인 조건에 부합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아니었지만 그 곳의 풍경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고 그 곳의 풍경이 아름답다고 느꼈다. 깎여진 산과 송전탑과 가로등, 절토사변의 위태로운 형태가 안타깝기도 하고 경쾌하기도 했다. 나는 내 삶의 주역으로서 그 어떤 것보다 내가 어떻게 느끼는가를 중요시 하고 싶다. 나는 긍정 또는 부정하길 재촉하는 여러 외압을 잠시 제치고 지금의 풍경을 느끼는바 그대로 조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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