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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본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졸업년도 2021년

Place N Genuineness: 여전히 무거운

  • 종이에 혼합재료, 131x194.5cm, 2020

     
    PNG 파일의 '흰색과 회색의 격자무늬 배경'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고 투명하다고 인식된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그 안에서 어떤 이미지를 띄우기 위해 치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격자무늬 배경을 가진 채 관계를 맺는다고 생각한다. 겉으론 기뻐하지만 이 관계가 언제 끝날지 몰라 불안해하거나 타인의 슬픔에 공감해주지만 실제로는 온전히 공감하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관계 속 감정은 보이는 이미지와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에 존재를 부정하고 싶은 감정의 공간들을 추출해 시각화하는 작업을 했다. <Place N Genuineness>시리즈에서 감정은 진흙이나 자갈이 퇴적된 암석과 같다. 진흙 알갱이는 너무 작고 지질해서 알아채기도 어렵지만 오랜시간 쌓이고 교결되어 큰 암석이 된다. 여러 계절의 바람으로 절리가 생겨 좀 더 작은 암석으로 갈라지고, 다시 몇 곱절의 시간이 흘러 마음 밖으로 배출될 수 있을 만큼 작은 결석(結石)들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작아진 결석이라도 고통스럽지 않은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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