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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김홍도·모네·피카소… 국보·보물만 60점 ‘세기의 기증’
  • 작성일2021/04/28 18:59
  • 조회 189
 

미술계 2만 3000여점 10조원대 추정

소유한 국보·보물 중 절반 ‘국민 품으로’
정선 ‘인왕제색도’ 국립중앙박물관에

모네·피카소 작품 없던 국립현대미술관
‘수련이 있는 연못’ 등 소장해 위상 높여

 
박수근미술관 등 지역에도 143점 기증
이건희 컬렉션 6월부터 국민에게 공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고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뜻이 유례없는 대규모 미술품 국가 기증으로 활짝 꽃을 피우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8일 삼성의 공식 발표 이후 후속 브리핑을 열어 삼성가 유족들이 고인이 소유한 고미술품, 국내 유명 작가의 근대미술 작품과 세계적인 서양화 작품 등 1만 1023건, 2만 3000여점을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개인 컬렉션으로는 기증 규모도 사상 최대일뿐더러 작품 가치와 수준에서도 국내외를 통틀어 손꼽힐 만한 ‘세기의 기증’이라는 평가다. 미술계에선 감정가 2조 5000억~3조원을 넘어 시가로는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국가지정문화재인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국가지정문화재인 김홍도의 ‘추성부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 현존하는 고려 유일의 ‘천수관음보살도’(보물 제2015호)를 비롯한 국보 14점, 보물 46점 등 국가지정문화재 60점과 청자·백자 등 도자류, 서화·전적류, 석조물 등 한국 고고·미술사를 망라하는 고미술품 2만 1693여점(9797건)을 기증받는다.

국가지정문화재는 상속세를 내지 않지만 유족은 이번에 고인이 소유한 국보 30점, 보물 82점 가운데 절반가량을 국민 품으로 돌려보냈다. 특히 ‘인왕제색도’는 교과서에도 실린 조선 회화의 걸작으로, 이건희 회장이 생전에 겸재의 ‘금강전도’와 더불어 가장 아꼈던 작품으로 알려졌다. ‘금강전도’는 기증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1946년 문을 연 국립중앙박물관은 지금까지 문화재 41만점을 수집했다. 이 중 기증품은 3만여점으로, 이번 ‘이건희 컬렉션’ 2만여점을 합하면 5만여점으로 늘어난다. 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최상의 퀄리티를 지닌 국보급 문화재가 한꺼번에 기증된 것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하면서 “전 국민이 향유할 수 있게 박물관이 잘 활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이중섭의 ‘황소’(1950년대)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1950년대) 등 한국 근대미술의 대표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에는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등 한국 대표 작가의 근대 미술작품 460여점과 모네, 고갱, 샤갈, 달리 등 세계적인 거장들의 대표작을 합해 1488점(1226건)이 간다. 이중섭의 ‘황소’,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이 포함됐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9~1920) 등 서양 명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클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1919~1920) 등 서양 명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 등 서양 명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28일 기증하기로 한 작품.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1940) 등 서양 명작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하게 됐다.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또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샤갈의 ‘붉은 꽃다발과 연인들’,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을 비롯해 피카소, 고갱, 르누아르의 작품도 여러 점이다.

모네와 피카소 작품이 단 1점도 없었던 국립현대미술관으로선 단번에 위상이 올라가게 됐다.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은 “한 해 소장품 구입 예산이 50억여원에 불과한 국립현대미술관이 그동안 꿈조차 꿀 수 없었던 세계적 미술품들을 대량 갖게 됐다”면서 “이번 기증이 문화 선진 국가로 나아가는 토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대구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제주 이중섭미술관, 강원 박수근미술관 등 지역 미술관 5곳과 서울대 등에도 총 143점을 기증하기로 했다. 전남도립미술관에는 의재 허백련, 오지호, 김환기, 천경자 등 작가 9명의 작품 21점이 간다. 대구미술관에는 이인성, 김종영 등 대구 지역 작가의 작품 21점을 안겼다. 강원 박수근미술관은 박수근의 유화와 드로잉 등 18점을 기부받았다.

이건희 컬렉션은 오는 6월부터 기관별로 국민에게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우선 대표 기증품을 선별해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특별공개전’(가제)을 열고, 내년 10월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문화재 명품전’(가제)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오는 8월 서울관에서 ‘고 이건희 회장 소장 명품전’(가제)을 시작으로 9월 과천, 내년 청주 등에서 특별·상설 전시를 마련한다. 더 많은 국민이 문화유산을 향유하도록 지역 박물관과 공립미술관 순회 전시도 계획 중이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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