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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와 무게의 [ ] 균형》

balance of mass and acceler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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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로구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산업단지로 시작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있다. 노동집약적인 섬유·봉제 산업에서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경제 성장의 역사가 지역 일대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곳은 서울의 준공업지역으로 여전히 주거지와 공장이 혼재해 있는 곳이다.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위치한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이 인근 지역 제조업과 종사자들을 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했다. 지역기반 프로젝트 《속도와 무게의 [ ] 균형》이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에서 2021년 1월 14일부터 3월 27일까지 열린다. 김상현, 김시하, 홍세진 3인의 작가가 프로젝트를 위해 지역 리서치를 토대로 제작한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유비호가 스페셜 아티스트로 함께해 전시의 폭을 넓혔다.

1960년대 한국의 주요 수출산업공단으로 조성된 ‘구로공단’은 노동집약적인 형태의 산업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최전선 수출기지였다. 제조업 위주의 공단에서 첨단 산업 위주로 산업 구조가 개편된 것은 2000년 무렵이다. 노후된 공단을 IT 업체의 유입으로 극복하고자 한 결과, 서서울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첨단 중소기업들이 모여들었고, 제조업과 첨단기술이 혼재하는 ‘디지털단지’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곳에는 여전히 ‘구로공단’이 쌓아 놓은 노동의 역사가 남아있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을 설립한 ㈜영일프레시젼은 40여 년간 지역과 함께 성장한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이다. 3인의 작가는 ㈜영일프레시젼의 공장 내부로 들어가 오늘의 산업 현장의 현실을 살펴보고, 지역을 탐색했다.


전시 전경 ⓒThe Artist & Art Centre Art Moment

《속도와 무게의 [ ] 균형》은 지역적인 맥락에서 산업 현장과 노동을 예술을 통해 다양한 시각으로 조명하려는 시도이다. ‘아트센터 예술의 시간’ 주시영 대표는 “과학적 법칙으로 사회 현상과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해석하고 설명하고자 하는 이 시대에 예술의 역할은 무엇인가. 속도와 무게의 관계에서 설정된 법칙에 예술은 그 힘이 어디로 가해지는 것인지 방향성을 제공해 줄 수 있는가. 역사와 사회의 다이내믹 안에 존재하는 나는 속도와 무게 사이에서 [어떠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기획 의도라고 밝혔다.


김상현_Red Line_Green Line_Orange Line_Blue Line, 2020, 스테인리스 스틸에 잉크, 162×107cm ⓒThe Artist & Art Centre Art Moment


김상현은 공장에서 용도를 다하여 폐기처분된 기계를 유물화 하여 전시했다. 촬영한 프레스기 사진 이미지를 구조적, 평면적으로 표현하고, 스테인리스 스틸에 음각으로 각인한 뒤 잉크로 색을 입혔다. 또한 프레스기의 구체적 이미지가 부분적으로 가려지게 편집된 사진을 수동 슬라이드 영사기로 전시했다. 작가는 산업화의 속도를 이겨내지 못한 육중한 프레스기를 통해 속도와 무게의 법칙 뒤에 숨겨진 시간과 방향의 원리를 질문한다. 특정 기계 오브제를 통해 과거 속에 가려진 시간을 유추하고, 재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김시하_Blood Heat 적정온도, 2020, 폐자재, 스테인리스 스틸, 철, 파 라이트, Led 등, 가변설치 ⓒThe Artist & Art Centre Art Moment
 

김시하는 공간 전체를 ‘적정한’ 빛으로 채운다. ㈜영일프레시젼의 대표 제품인 방열판은 반도체 칩의 과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작가는 방열판의 기능에서 착안한 시각 이미지를 전시 공간에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붉은빛의 조명은 고온을 연상시키고, 창문의 푸른색 시트지는 저온을 떠올리게 한다. 바닥에 깔린 스테인리스 스틸 폐자재 위에서 두 가지의 빛이 만나는 상황을 연출하여 ‘적정온도’를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고도화된 기술과 인간의 삶이 어디쯤에서 적정한 정도를 찾아갈 수 있을지 질문을 던진다.



홍세진_바늘의 끝, 2020, 혼합재료, 가변설치 ⓒThe Artist & Art Centre Art Moment
 

홍세진은 기술과 인간의 경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작가는 메인보드에서 착안한 크고 작은 조형물, 다양한 크기의 구, 개인적 경험과 기술을 결합한 이미지를 보여 준다. 작품에 등장하는 구는 작가가 오랜 기간 착용해 온 보청 기계의 은유적인 형태다. 기술의 발전은 과연 인간 삶의 발전으로 이어지는가. 기계의 진화 과정을 자신의 개인적 경험으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는 자신이 서 있는 기술의 경계 위에 관람객을 세워 놓는다.



유비호_무현금_날숨, 2015, 싱글채널 비디오, 5분 18초(좌), 무현금_수행, 2015, 싱글채널 비디오, 11분 22초(우) ⓒThe Artist & Art Centre Art Moment
 
스페셜 아티스트로 함께한 유비호는 무형문화재 장인의 노동을 흑백 영상으로 담아냈다. 유비호 작가는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을 클로즈업으로 기록했다. 숙련된 장인의 반복적이고 인내를 요구하는 행위를 밀접하게 담아냈다. 미세하게 활자를 조정하는 손끝과 끊임없이 쇠를 두드리는 화면에서 노동의 무게가 전해진다.
 
고도의 기술과 노동이 집약되어 움직이는 복잡한 도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어떠한 균형을 이루며 살고 있는가? 관람객 각자의 균형은 전시장에서 찾아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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