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Gallery

■ 기획 의도

2013년 4월 문을 연 성북예술창작터는 동시대 예술분야 창작자를 지원·양성하고, 다양한 실험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성북구립미술관의 첫 번째 분관으로서,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예술가의 발견 및 지역-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한 네트워킹 및 협업 등을 통해 로컬리즘과 글로벌리즘 사이의 균형을 견지하며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 있습니다.

2013년도 신진작가 전시지원 사업으로 시작,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확장된 성북예술창작터의 ‘성북 N 작가공모’는 New, Next, Numerous 등을 뜻하는 ‘N’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창작자 지원의 한계와 방식 자체를 실험해 온 과정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성북예술창작터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성북구와 글렌데일시 우호협약을 통해 지속해 온 ‘여성인권전’ 을 연계하고 여성과 기술을 테마로 한 ‘NW project’를 분야를 신설했으며, 다양한 세부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였습니다.

스펙트럼이 더욱 확장된 2023 ‘성북 N 작가공모’에는 조이솝, 최유정, 우먼즈랩탑(정아사란, 연성, 지희경, 이시마, 정다영/팀), 이해련 작가와 장은하 리뷰어가 선정되었으며, 수경-재배(황수경/기획자·작가)가 초대되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다층적인 작업들이 한데 어우러진 이번 기획전시 《오소독스 vs 오소독스 Orthodox vs Orthodox》는 1,2부로 나뉘었으며,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2부 전시를 통해 작가들의 신작들과 개별 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중의적인 의미의 제목 《오소독스 vs 오소독스 Orthodox vs Orthodox》에서 ‘오소독스’는 종교적 어원을 기반으로 한 용어로 정통과 전통, 보수 등의 의미를 지닙니다. 동시에 ‘오소독스 vs 오소독스‘는 스포츠(복싱)’오른손잡이 대 오른손잡이‘를 일컫는데, 이 경우 선수들이 왼쪽 방향으로 돌며 경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양 극단, 기술 친화적 태도와 비판적 태도, 소외를 다루는 방식에서의 감정 과잉과 감정의 배제 등 대척점이 공존하며 긴장감 넘치는 각축장과 같은 이번 기획전 제목의 배경입니다.

전시장 1층에는 자유주제(N파트)로 선정된 조이솝, 최유정 작가의 작품이 전시제목 《오소독스 vs 오소독스》 처럼 오른손잡이간의 대결을 시사하듯 설치되었습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조이솝 작가의 뷰(view)가 한눈에 들어 옵니다. 마치 조이솝의 개인전처럼 보일 수 있지만, 왼쪽 방향으로 돌기 시작하면 서서히 최유정 작가의 작품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앞과 뒤의 방향이 완전히 전환되었을 때 최유정 작가의 뷰(view)가 펼쳐지며 , 그 순간 오롯이 최유정의 공간이 됩니다. 두 작가는 각각 퀴어로서의 정체성과 타국생활 속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갈등의 주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기법적인 면에서 극단적 대비를 이룹니다. 작가 별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된 설치방식을 경험하는 재미를 느껴보기 바랍니다.

2층과 3층에는 여성과 기술 주제(NW)로 선정 및 초대된 우먼즈랩탑(정아사란, 연성, 지희경, 이시마, 정다영/팀), 이해련, 수경-재배(황수경) 의 작품이 설치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어두운 공간으로 연출된 2층에서는 우먼즈랩탑 작가들의 영상설치와 스크리닝, 그리고 상품부스(booth)를 닮은 이해련 작가의 작업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정아사란 작가는 ‘물’을 테마로 물질과 비물질 사이의 본질과 질감 등을 사운드X맵핑X 설치 작업으로 선보입니다. 초대작가인 수경-재배는 여성과 기술(&이해련, 우먼즈랩탑의 작업)에 대한 본인을 해석을 정수탑과 우물로 상징화하고 AI가 만들어낸 이미지를 슬라이드 쇼로 제시합니다. 한편 이해련 작가는 <엑소더스(exodus)>에서 두 팔, 두 손으로 조작해야 하는 마우스 등을 제작했습니다. 이는 첨단 스마트기술을 역행하며 휴식 얻기를 제안하는 독특하고 재미있는 작업을 통해 재미와 철학적 제언을 동시에 제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3층 옥상에는 기후의 문제를 정치, 사회적 문제와 함께 통찰하는 ‘웨더링(wethering)’이라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루는 연성작가의  진행형 프로젝트(on-going project)가 라디오 생방송, 퍼포먼스 등과 함께 관람자를 기다립니다. 특히 3층 옥상에서 자연적으로 발생되는 자동차 경적, 새소리 등이 작가가 설계한 사운드 작업(해당 장소의 오염도와 함께 데시벨이 올라가는 작업(sonification))과 섞이는 경험은 다소 촌스러운 원색의 파라솔 배경과 함께 이채로운 상황을 연출합니다.

동시대적 현상을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통해 풀어놓은 젊은 작가들의 흥미로운 작업이 여러분에게 신선한 자극과 통찰을 제공할 것입니다. 저항과 전복의 예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이데아를 상상해 보기 제안합니다.


■ 전시 작가 및 주요 전시 작품



조이솝,〈무제〉, 2023, 레진, 실리콘, 흑연, 유리 및 혼합매체, 159x28x30cm


최유정,〈Room 716〉, 2023, 유화, 145x110cm



우먼즈랩탑_정아사란, 〈Liquid Canvas〉, 2023, 비디오설치, 스크린, 스티로폼,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7분 14초, 180x100x50cm



우먼즈랩탑__정다영 Jung Dayoung, 〈Newtype〉,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8분 14초



우먼즈랩탑_지희경 Ji Heekyung, 〈신기루〉, 2023, 단채널 비디오, HD, 컬러, 사운드, 루프, 11분 3초



우먼즈랩탑_이시마 Leesima, 〈비단감옥〉, 2023, 2채널 비디오, 컬러, 사운드, 15분 34초, 가변크기




수경-재배(황수경), 〈W : 우물과 정수탑 (W : Well and Water Purification Tower)〉, 2023, 설치, 혼합재료(아크릴 테이블과 의자, 테블릿 영상 1분 37초, 무선충전기, 수경재배 식물x2, 가변크기



이해련, 〈Exodus S-01〉, 2022, 혼합매체, 30x30x33cm



우먼즈랩탑_연성, 〈Weathering Station 2.0〉, 2023, DIY 라디오 스테이션, 확성기 스피커, 틴지, 환경/오염센서, 30인치 모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