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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별세계

Worldotherworld

  • 작가

    정직성

  • 장소

    스페이스 엄

  • 주소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309길 62 (방배동) 스페이스엄빌B/D

  • 기간

    2023-10-05 ~ 2023-10-31

  • 시간

    11:00 ~ 18:00 (휴관일 : 매주 일 월 및 공휴일)

  • 연락처

    02-540-1212

  • 홈페이지

    https://www.spaceum.co.kr

  • 초대일시

    2023-10-07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202345-46, acrylic and oil on canvas, 50×50(cm), 2023 each


<세계별세계  Worldotherworld> 전시를 열며

엄윤선 (스페이스 엄 대표)

    스페이스 엄과 정직성 작가가 정식으로 인연을 맺는 초대전 <세계별세계  Worldotherworld>의 기획에서 가장 주요포인트는 정직성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자는 것이다. 작가는 신진으로 불릴만한 나이부터 중견의 반열에 오른 탓에 또래 작가들에 비해 묵직한 행보를 걸어야 했고 의도치 않게 ‘선생님’같은 인상을 갖게 됐다. 게다가 작품성과 예술성을 검증한 수상이력이 오히려 미술관 작품이라는 프레임을 씌우며 작품과 대중 사이를 서서히 분리시킨 듯해 좀 억울한 기분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서 도발을 해보기로 했다. 방금 미술관에 있던 작품을 상업공간으로 끄집어 냈을 때 관객들의 시각이 여전히 미술관의 그것과 같을지 지켜보기로 말이다.

정직성”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 순탄하지 않은 개인사와 시대상을 반영한 연작들로 일궈낸 화려한 수상경력과 평론의 극찬. 상당히 이른 나이에 평론가와 학예사들에게 그 재능을 인정받아 중견작가로 활동해 왔다는 이미지 덕에, 관객들은 정직성의 작품을 선입관을 가지고 대한다. 자신의 시각이 아닌 전문 학예사의 관점에 의지해 작품을 보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다. 이 선입관이 작가를 처음 대하거나 작품을 보는 안목에 자신이 없을 경우 긍정적인 도움을 주는 반면, 관객과 작품이 오롯이 교감을 하는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마치 맞선자리에서 상대방의 월등한 재력과 사회적 지위에 현혹되어 그가 내 반려자로 맞을지 판단할 시야가 흐려지는 것과 같다.

관객들이 작품 자체를 즐기기보다 학예사들의 평가의 자취를 추적하며 공식적으로 검증된 작품성과 예술성에 우선적으로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직성의 작품에서 대중성은 간과되고 강한 미술관 성향이 더 부각되는 경향이 있다. 편하게 걸어 두고 즐기기엔 너무 무겁다든가, 일반 거실에 걸기엔 좀 세지 않을까 하는 말들이 자칫 ‘대중적이지 않다’는 뜻으로 들릴 수 있지만, 사실 정직성 작가의 많은 개인 콜렉터들은 작품 자체에 반해서 작품을 소장한다. 관념이니 함축적 의미이니 하는 머리 복잡한 요소들 말고 “목련이 화사해서”, “매화가 아름다워서” 자신들의 공간으로 들여놓은 것이다.

사실 정직성의 작품은 높은 채도의 색채가 힘있는 붓터치로 중첩되어 완성된다. 이 “쨍”한 색채의 반복은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면 자칫 시각적 피로감을 주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닐 수 없다. 원래 타고난 성격이 일부러 어려운 문제를 택해 그것을 해결하면서 성취감을 얻는 타입이라, 굳이 고채도를 고집하며 부단히 연구한 결과, 원색에 가까운 컬러와 남성적 기운이 느껴질 만큼 역동적인 스트로크로 매화와 목련 장미 같은 여리여리한 자연식물을 묘사해 극찬을 이끌어냈다. 평론가들이 “추상표현주의” 라던가 “기하추상적 맥락”이라고 전문적인 미술학적 용어로 아무리 심도있게 분석해도 관객들에게는 “드라마틱하게 아름답고 우아한 작품”이라고 설명하는 게 더 설득력 있다.

좋은 작품”은 예술성과 작품성이 증명됐거나 혹은 누가 뭐라든 내 맘에 쏙 든 작품이다. 정직성의 작품은 여러 경로를 통해 공식적으로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받았지만 작가는 그와 별개로 다분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으로 사랑받기를 원한다. 한번 이번 작품들은 직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감상해 보길 권한다. “<세계별세계> 전이 한국의 의미 있는 역사적 도상과 상징들을 중층적 상황성 혹은 장소성을 반영하여 새롭게 재해석한 전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작가의 말이, 경직되고 형식적인 미술관을 나와 자유로운 공간에서 작품 본연의 매력과 분위기를 한껏 발산할 거라는 의미로도 해석됨을 금방 느낄 것이다.




빗속의 능소화 Campsis Grandiflora In The Rain 202342, acrylic and oil on canvas, 80×200(cm), 2023



수국 Hydrangea 202341, acrylic and oil on canvas, 80×200(cm), 2023




세계별세계
 
내가 경험하는 현실은 표면적인 현상 이상의 중층적인 층위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죽음의 고요함과 약동하는 생명력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광경을 목도할 때, 혹은 지금 이 순간의 찬란함과 과거의 고통스런 기억이 동시적으로 생생하게 난입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나는 이런 중층적인 삶의 층위를 실감한다. 급변하는 기후와 재난적 자연현상이 빈번해진 현대적 삶에서 숭고는 근대적 의미에서처럼 압도적인 스케일감으로 경험되기보다는 이제 일상적 순간 속에서 느닷없이 발현되는 것 같다.

고성에 사는 오랜 친구의 집이 산불에 전소했다. 가족들은 가까스로 탈출해 목숨을 구했지만 잿더미 앞에서 망연자실 해야 했다. 불타 검게 변한 숲이 베어져 붉은 흙이 드러난 산 앞 집터 컨테이너에서 가족들은 다시 집을 지었다. 다시 지은 집에서 쓸 가구들을 옮겨주러 트럭을 몰고 방문한 고성에서, 검은 죽은 나무 사이에서 다시 싹이 돋아나는 연두빛의 콘트라스트를 본다. 밤의 찢어질듯한 바람 소리를 듣는다. 자연은 비정하고 조건은 가혹하다.
 
삶의 비정한 조건을 그림의 강한 밑색으로 표상 한다. 검은, 잿빛의 붓질로 적막만이 남은 죽은 숲의 고요함을 구조화 한다. 넘실거리는 거대한 산불을 가져온 찢어질듯한 바람소리를 그어서 남긴다. 그리고 다시, 찬란한 연두빛 새 잎을 그린다. ‘불탄 후 다시 Forest After Burn Again’ 연작은 내 오랜 친구의 한 시절에 대한 그림들이자 우리들의 기억에 대한 그림들이다.
 
202310월 스페이스엄에서 여는 서른 네 번째 개인전 <세계별세계 Worldotherworld>는 중층적인 삶의 경험과 일상적 숭고에 대한 회화의 수사학적 표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이번 전시가 한국의 의미 있는 역사적 도상과 상징들을 중층적 상황성 혹은 장소성을 반영하여 새롭게 재해석하고자 하는 나의 작업 궤적 속에서 이정표의 성격을 띠는 전시로 자리매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3.9.14. 정직성
 


불탄 후 다시 Forest After Burn Again 202335_ acrylic and oil on canvas_ 193.9×259.1cm_ 2023

Artist Statement <Worldotherworld>
Jeong Zik Seong
 
The reality I experience seems to possess layers deeper than surface phenomena. When witnessing a scene where the stillness of death coexists with the pulsating vitality of life, or in ironic situations where the brilliance of this very moment and the painful memories of the past vividly converge, I sense these profound layers of life. In the modern era, characterized by rapidly changing climates and frequent natural disasters, sublimity seems to manifest not as an overwhelming scale in the conventional sense but rather suddenly in everyday moments.
 
A long-time friend's house in Goseong was engulfed in a forest fire. The family barely escaped with their lives but were left in despair as they gazed at the ashes. They rebuilt their home on the charred land, and I drove a truck to transport their furniture from Goseong, where I witnessed the contrasting vivid green shoots emerging among the blackened dead trees. I heard the sound of the wind tearing through the night. Nature is unforgiving, and conditions are harsh.
 
I represent life's harsh conditions with strong underlying colors in my paintings. I structure the silence of the desolate forest, where only black, ashy strokes remain. I depict the howling wind that brought about the raging forest fire. And once again, I paint the brilliant green leaves. ‘Forest After Burn Again’ is a series of paintings that depict a period in my long-time friend's life and our memories.
 
My thirty-fourth solo exhibition, <Worldotherworld> opening at Space Um Gallery in October 2023, is centered around works that explore the narrative potential of painting regarding the layered experiences of life and everyday sublimity. I hope this exhibition can serve as a milestone in my artistic journey, where I reinterpret significant historical symbols and figures in Korea with an emphasis on their layered situationality or locality.
 
2023.9.14.



상서로운 꿈 The Auspicious Dream 202329_2202330  acrylic and oil on canvas, 90×90(cm), 2023 each


정직성
 
정직성(1976년 서울생)은 회화의 윤리적, 영적 역할과 역량을 고찰하고 실험하는 화가이다. 서울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제주를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001년부터 <연립 주택>, <공사장 추상>, <푸른 기계>, <기계>, <밤 매화>, <겨울 꽃>, <녹색 풀>, <현대 자개 회화>, <표현하는 자연> 등 다양한 연작들을 발표했다. 2006년 첫 개인전 무정형 구축을 열면서 화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서민 주거지역이나 노동자의 일터 등을 소재로 현실의 장소 특정적 감각을 추상표현주의적 필법이나 기하학적 추상, 모노크롬 형식 등을 차용하여 표현하는 알레고리적 메타회화 작업을 진행하였다. 최근에는 나전칠기 기법이나 사군자 등 한국적 상징성을 띠는 형식을 한국의 자연생태적 장소성을 기반으로 재해석하여 회화의 외연을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있다. 2005년부터 서울대학교, 수원대학교, 서울여자대학교 등 여러 대학에서 가르쳤고, 2018년 봄부터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초빙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2022 서울대학교 대학원 미술학 서양화·판화전공 박사 졸업
2005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화전공 석사 졸업
2000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
 
주요 개인전 (34)
2023 <세계별세계>, 스페이스 엄
2023 <매일매일의 만화경>, 페이지룸8 갤러리
2022 <붉은 집 녹색 풀>, 옵스큐라 갤러리
2022 <없는 풍경>, 올리비아박 갤러리
 
주요 2인전
2022 꽃샘바람: 정직성/피정원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 갤러리
2020 24: 정직성/김태규, 누크 갤러리
2014 Dance Mécanique: 정직성/홍승혜, 누크 갤러리
2014 매화를 기다리며: 정직성/조종성, 이유진 갤러리
 
주요 단체전
2023 10회 종근당 예술지상,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서울
2022 나전, 시대를 초월한 빛-한국의 나전을 만나다, 유네스코 본부 & 주프랑스한국문화원, 파리
2022 옴니버스, 뮤지엄산, 원주
2021 DNA: 한국미술 어제와 오늘,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
2021 감각의 재해석, 상하이 예술품 박물관, 상하이
 
 
주요 수상
2023 KIAF 2023 하이라이트 20 선정작가, KIAF
2021 종근당 예술지상 2021 올해의 작가, 종근당
2012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화체육관광부
2012 1회 에트로 미술대상 대상, 에트로
2012 김종영 미술관 오늘의 작가, 김종영 미술관
2009 63스카이아트 미술관 New Artist Project 신진작가 선정, 한화63시티
2005 GAnaNowArt 신진작가 공모 우수상, 가나아트 갤러리
2005 27회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 중앙일보사
 
레지던시
2020 이응노의 집 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홍성
2019 Suite Sweet Fish & Rooms 레지던시, 제주
2013~2015 갤러리 퍼플 스튜디오 입주작가, 갤러리 퍼플
2011~2013 영은 아티스트 레지던시 8기 입주작가, 영은 미술관
2008~2010 장흥 아뜰리에 입주작가, 가나아트 갤러리
2008 서울-베를린 레지던시, 베를린 화랑협회(LVBG) & 오르코 GSG, 베를린
2007~2008 난지 스튜디오 입주작가, 서울 시립 미술관
 
공공 작품 소장처
국립 현대 미술관, 서울 시립 미술관, 경기도 미술관, 제주 도립 미술관, 서울대학교 미술관, 국립 현대 미술관 미술은행,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영은 미술관, 한화 63아트 미술관, 뮤지엄 한미, 수원 YWCA, 전등사, 현대 자동차, 종근당, 신세계 백화점, 롯데 백화점, KTB투자증권, 에트로, 세종호텔, 제주 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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