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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즈 서울 : 갤러리 현대 - 부스 M09

Frieze Seoul : Gallery Hyundai - Booth M09

  • 작가

  • 장소

    코엑스(coex)

  • 주소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삼성동)

  • 기간

    2023-09-06 ~ 2023-09-09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2-2287-3500

  • 홈페이지

    http://www.coex.co.kr/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Frieze Seoul 2023
이성자


갤러리현대는 프리즈 서울 2023의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 부스 M9에서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이성자(1918-2009)의 생애와 작품 세계의 여정을 한 자리에서 조망할 수 있도록 시대별 대표 연작 30여 점을 엄선해 소개한다. 런던과 서울에서 개최되는 프리즈 마스터즈 섹터에 참가하며,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대표 작가와 주요 미술사적 경향을 집중적으로 재조명해 온 갤러리현대는 김환기, 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사의 1세대 작가로 손꼽히는 이성자에 주목한다.

이성자는 1951년에 파리로 떠나 생을 마감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60여 년을 전업 작가로 활약했다. 당시 세계 미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에서 창작 활동을 이어갔으나, 그는 한국의 철학적 세계관인 ‘음양오행’의 개념을 작업의 중요한 기반으로 삼는다. 프랑스에서 익힌 서양화 형식에 어린 시절 한국에서 경험한 문인화의 정신과 태도, 자연을 향한 경외감을 녹여내며 전쟁 트라우마를 겪은 동시대와 소통하고자 하는 미술가의 소명을 실천했다. 작가는 태극 문양과 같은 한국적 상징과 동서양의 예술과 문화적 배경이 혼합된 이미지를 접목하는 추상화 탐구를 이어갔으며, 회화뿐 아니라 목판화, 모자이크, 도자기, 건축 등 새로운 매체와의 통합도 실험해 갔다.

이성자의 시대별 대표 연작은 시대를 초월해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성자 예술의 대서사시를 완성한다. 그의 작업 생애는 시대별로 9개의 테마로 구분된다. 그랑드 쇼미에르 아카데미에서 받은 수업의 영향으로 단단한 구성과 구조적 소재가 특징인 구상(1954-1956) 시대는 구상적인 모티브가 완전히 사라지고, 강렬한 콘트라스트가 주를 이루던 화면에서 다양한 색조가 피어나는 추상(1957-1960) 시대로 이어진다. 프랑스 화단에서 호평받은 여성과 대지(1961-1968) 시대에 작가는 베틀에서 천을 짜내듯 갈퀴로 대지를 경작하듯 단색 위로 대조되는 색을 끊임없이 겹치며 강한 생명력을 지닌 한국적 색조를 완성한다. 파리에서 워싱턴과 뉴욕으로 여행을 떠난 그는 도시를 새로운 에너지를 잉태한 장소로 해석하는 중복(重複, 1969-1971)과 도시(1972-1974) 시대로의 전환기를 맞는다.

1970년대 중반 이후, 기계와 자연, 죽음과 생명, 동양과 서양 등 상반된 요소들이 결합된 합일의 가능성을 암시하는 원이 주요 모티브로 작품에 나타난다. 음과 양, 초월(1975-1976), 자연(1977-1979) 시대에서 작가는 초월적 시간을 주제로 탐구한다. ‘음과 양, 초월’ 시기 이후 이성자 작품에 시그니처로 등장하는 음양 모티브는 태극 모양에서 비롯한 형태와 색이다. 그의 기억 속에 가장 행복했던 어린 시절, 아버지의 손을 잡고 수로왕릉 제의 행사의 현장에서 보았던 모든 문마다 크게 그려진 태극 문양은 이성자만의 예술적 비전을 상징하게 된다. 태극은 암울한 일제강점기의 현실로부터 찬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는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이 거하는 아름다운 초현실 세계로 이어주던 특별한 기호였다. 음과 양은 남과 여의 조화도 의미하지만, 땅과 하늘처럼 이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의 소통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구 반대편으로 가는 길(1980-1994) 시대에서 작가의 시선은 땅에서 벗어나 하늘로 향한다. 작가가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알래스카의 풍경을 작가가 꿈꾸던 이상 도시의 환상적 이미지와 결합하였다. 대단원의 우주(1995-2008) 시대에 들어, 작가는 제목 그대로 ‘우주’를 노래한다. 무수하고 다채로운 별들이 빛을 발하고 소용돌이치는 듯한 화면은 우주적 숭고함과 생명력으로 가득하다. 작가는 ‘우주’ 연작을 통해 밤하늘에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서 우리에게 맑고 신비로운 하늘을 보게 한다. 이성자는 1992년에는 프랑스 남쪽 투레트에 직접 구상한 아틀리에 ‘은하수’를 지으며 회화 속의 모티브를 현실 세계에 입체적으로 실현한다. 도시의 불빛이 제거된 아틀리에 ‘은하수’에 밤이 내리면 오롯이 혼자가 되어 밤하늘을 독대하며 우주를 사유한 이성자 작가. 그는 수많은 밤, 하늘을 올려다보며 우리의 영혼이 영원할 거할 광활한 우주에 도시를 건설했다. 우주 관광이 현실이 된 지금 세대보다 훨씬 먼저 은하수를 항해했다.

이성자라는 존재는 남성 미술가가 지배적이었던 한국 미술사를 보완하고, ‘단색화’, ‘민중미술’이 주도했던 한국 회화사의 맥락을 초월한다. 그는 한국의 음양론을 국경의 경계를 넘어 사유하도록 이끈 역사적인 미술가이다. 음과 양, 동양과 서양, 선진국과 후진국 등의 이분법적 관계를 융합적으로 표현하고, 인류와 자연과의 합일을 추구했다. 일제강점기와 한국 전쟁을 경험한 세대로 가부장적 사회의 부조리함을 몸서리치게 겪었지만, ‘어머니’이면서 미술가로서의 비전을 담아내는 미학을 추구했으며, 삶과 예술이 조화된 세계를 완성해 냈다.


[갤러리현대] 이성자, 초월, 7월, 76 (Intemporel, juillet, 76), 1976, 캔버스에 아크릴릭, 나무, 162 x 130 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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