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전체보기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

After the Unsustainable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씨알콜렉티브는 올해의 기획전시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를 오는 8.17(목)부터 9.23(토)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4명의 작가/팀 [김태연, 윤주희, 조재영, 믹스앤픽스(권동현, 구재회, 신익균, 염철호, 최주원)]이 조각작업을 진행하면서 생태, 환경,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들의 실천적 과정을 추적한다. 우리가 할 수 없는 것을 빼고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아, 그 나머지- 젠가(Zenga)의 무수한 조각들을 빼어내도 서 있을 수 있는 날카로운 긴장의 균형감을 찾아보려는 시도와 같을 것이다.

‘이제 지구 온난화의 시대는 가고 열대화의 시대 global boiling이 시작되었다.’(23.7.28, UN발표).

우리는 유례없는 이상 기후와 환경 문제를 마주하고 있다. 그 변화의 속도와 위기감은 생태, 환경, 지속가능성을 오늘날 인류의 가장 긴박한 주제로 만들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도록 강제한다. 맹목적인 당위에 의해 개인에게 부과된 실천 과제들은 인류가 직면한 이 거대한 위기를 해결할 효과적, 필수적인 대안인지 검증되지 않은 채 ‘할 수 없는 것’만 아니라면 하도록 행동을 요구 받는다. 반드시 해야 하는 우선 과제와 나머지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실용과도 관계없고 잉여의 산물인 창작작업과 전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사회적 요구에 어떤 모습으로 서 있어야 할까.

새로운 미감을 위해 본 적도 없는 재료를 수집하고 실험하여 형태를 만드는 창작과정은 수많은 부산물과 쓰레기를 수반한다. 작품에 맞는 전시구성, 작품 제작, 가벽 설치, 운송, 디자인 등 무수한 자원의 소모를 거쳐 전시가 만들어지고, 끝난 뒤 다음 전시를 위해 폐기라는 효율적인 절차를 밟는다. 창작자는 지속해서 새롭고 발전된 작품 제작을 요구 받지만, 대부분 작품은 판매전까지 작업실 구석에 보관되고, 결국 구작(舊作)을 더 이상 보관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작품 폐기까지 진행되기에 십상이다.

이런 과정을 보고 있자면, 예술이 ‘환경’을 언급한다는 건 상당히 역설적이다. 그러나 현시대의 문제에서 창작자도 예외는 아니기에 창작자는 환경 파괴에 가담할지 모른다는 정체 모를 죄책감과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분열적인 감각을 느낀다. 창작자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전시는 거대한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우리의 행동은 얼마나 유의미할 수 있으며, 창작행위와 작품, 전시라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전달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김태연은 창작물이 시공간을 초월해 지속가능성으로서 ‘구작의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중성적 구조물>은 개인전 이후 컨테이너에 보관해두었던 설치 작품 중에서 지지대나 받침대와 같은 부수적 구조물들이 작품의 보조를 넘어서 상호보완하며 기능을 상쇄해 대상 그 자체가 주연으로 새롭게 등장할 수 있음을 드러낸다. 는 큰 부피와 내구성이 약한 재료 등으로 인해 보관상 한계가 있었던 구작에 특별한 향방을 마련함으로써 유보적 지속가능성의 면모를 찾아본다.

윤주희는 삶의 의지를 상징하는 구조물로 제작되었던 <긴 하루를 사는 이들을 위한 기념비>를 변형해 <뭘 굳이>를 만들었다. 새로운 전시를 위해 제작했던 신작이 개인전 취소라는 어이없는 이벤트로 상실과 체념을 경험하게 했다면? 작가는 단단하게 서 있던 작품을 분절하고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형상으로 흩뜨려 또 다른 자리를 점유하게 한다. 이는 기존의 작품을 다시 존재하게 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되뇌었던 “뭘 굳이”로 시작된 질문에 대한 자문자답의 또 다른 모습일 터이다.

조재영은 증식과 변용의 가능성을 담은 조각의 본질에서 환경의 문제와의 유사성을 탐색한다. 부동의 상태로 멈춰진 조각이 아니라 유닛(unit)으로 해체되고 재구성되며 노마드의 상태를 구현한 <앨리스의 방>은 고정된 불변의 명제란 무엇인가를 재사유하게 한다. 존재의 물리적 조건에 따라 유동적인 변화를 거쳐 완성되는 조각 작품처럼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한정된 활동과 규격화된 정답 찾기가 아니라 핵심의 중심을 찾아, 끊임없는 비워내기임과 동시에 한없이 증식 가능한 변용/변형의 순간에 집중한다.

믹스앤픽스는 작품화가 되지 않았지만 버릴 수 없는 사물들을 수집하고 재조합하여 벼룩시장 좌판의 미감을 재현한다. 작가로서 혼자 할 수 없거나 혼자서 버거운 부분을 5명 작가들의 협업으로 보완하고 채우기 위해 결성된 믹스앤픽스는 유의미한 나눔을 위해 공유된 비효율적 다양체를 작업실 한편에 자리했던 터널 모양의 진열대 위에 채워나간다. 잡동사니처럼 보이는 사물들은 무질서 속에서 발견된 새로운 조형성을 통해 사물이 지닌 쓰임과 버림, 소유와 나눔 등의 가치를 환기한다.

이번 전시 《할 수 없는 것을 뺀 나머지》에서 작가들은 작품을 재사유하고 최소단위의 유닛으로 분해하며 존재의 물리적 조건 안에서 나눔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는 자본주의의 효율성과 효용가치라는 미명 아래 숨겨진 끊임없는 무한 욕망의 증식이 가져온 비극의 본질에 대한 비판적 해석이다. 예술은 인류 미완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또 다른 진지한 모색을 살펴야 한다는 신념의 방편이기도 하다.


■ 작가 이력

김태연 Taeyeon Kim

학력
2015  메릴랜드 예술대학 Mt.Royal School of Art 석사 졸업
2011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졸업

개인전
2021  수렴과 발산: Form and Variation, 갤러리2, 서울, 한국
2020  비 틀, 수하담 아트스페이스, 경기, 한국
2020  비 틀, 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한국
2019  The Ruler of the Shape, 어쩌다갤러리 2, 서울, 한국


윤주희 Juhee Youn
학력
2006   더치 아트 인스티튜트 순수미술 석사과정 졸업, 엔스키데, 네덜란드
2002   경원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서양화전공 졸업, 경기도 성남

개인전
2019   의지의 의지의 의지, 씨알콜렉티브, 서울, 한국
2014   능동포즈, 갤러리 버튼, 권진규아틀리에, 서울 , 한국
2012   젊음, 뒤돌아보는 용기, 인사미술공간, 서울, 한국
2009   일상적 선언, 만나요, 우리 도.서.관(圖.書.館), 서울, 한국
2006   Positions, 어젠투어, 암스테르담, 네덜란드 외 2회


조재영 Jaiyoung Cho
학력
2012    위트레흐트 예술학교 순수 미술 전공M.A, 위트레흐트, 네덜란드
2007    이화여자대학교 조소 전공, M.F.A, 서울, 한국
2003    이화여자대학교 조소 전공, B.F.A, 서울, 한국

개인전
2021    Cross Reaction, Krognoshuset, 룬드, 스웨덴
2020    Body Ground, 온수공간, 서울, 한국
2017    Under the Paradise, 파라다이스ZIP, 서울, 한국
2016    DON’T KNOW, 금호미술관, 서울, 한국
2014    U에대한A의차집합, 갤러리쿤스트독, 서울, 한국


믹스앤픽스 (권동현, 구재회, 신익균, 염철호, 최주원)

주요 개인전 및 단체전
2021    서울국제도서전, 긋닛 : 뉴 월드 커밍, 에스팩토리, 서울, 한국
2021    진주 잠수부, 경기도미술관, 안산, 한국
2020    오늘 여기 왜인지 모르지만 여튼 많은 조각이 모였네요. 무슨일인가요?, 아트랩반, 서울, 한국
2020    익스페디션-순천, 비행기, 순천, 한국


■ 작품 이미지



김태연, <중성적 구조물(Neutral Structure)>, 가변크기, 알루미늄 파이프, 알루미늄 판재, 철판, 라왕 각재, 스티로폼 보호대, 자석, 방청도료, 바퀴, 2023.



윤주희, <긴 하루를 사는 이들을 위한 기념비>, 가변크기, 나무 조형물 위에 레진 오브제, 2023



조재영, <앨리스의 방>, 가변크기, 목재, 판지, 접착지, 페인트, 2017



믹스앤픽스, <믹스앤픽스>, 혼합재료, 가변크기, 2020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