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현재전시 다채로운 전시 작가 작품! 아트 플랫폼 서울갤러리

 

《쉿!》

Keep Calm and Give a Shit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최은주)은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훈규, 순이지, 웡핑, 탈라 마다니의 회화 및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쉿!》전시를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6월 1일부터 10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참여작가들은 만화 캐릭터나 우화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최근 국제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및 홍콩의 정치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과 미디어의 영향 등에 대해 날카로운 유머감각으로 다양한 장면들을 그려낸다.
 
전시는 1층 애니메이션 위주의 작품과 2층 회화 중심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1층의 웡핑과 탈라 마다니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이슈로 이어지는 작품을 보여준다. 2층의 김훈규와 순이지는 우리를 둘러싼 세상의 부조리한 이야기들을 해학적인 풍자를 통해서 그려낸다.
 
전시의 국문 제목 “쉿!”은 작품마다 켜켜이 숨겨진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감상하고 관조하는 시간을 가져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전시의 영문 제목 “Keep Calm and Give a Shit”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정부에서 만든 포스터 문구 “Keep Calm and Carry On”을 패러디한 것으로, 세상이 어수선해져도 평상심을 가지고 중요한 것들에 주목하며 오늘을 살아나가자는 의미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겪으면서 우리의 시간과 경험은 무언가를 관조하는 것에는 빈곤해지고, 이미지와 정보를 표피적으로 소비하는 것에 치중하게 되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예술은 아름다움으로 현실을 약화시키거나 고통을 경감시킬 모르핀이 아닌 의식의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발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관람객들은 ‘귀여운(cute)’ 이미지, ‘날카로운(acute)’ 유머와 통렬한 풍자를 보여주는 작품을 통해 ‘지금, 여기’의 삶에 더욱 민감해지고 연결되는 기회를 갖을 수 있다.
 
작가들이 지어낸 다양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하여 관람객 또한 새로운 이야기꾼이 되어 자신의 관심과 취향에 걸맞은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커뮤니티 친화적인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대중들이 미술에 더욱 친숙해지고 적극적으로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는 김훈규, 순이지 등의 참여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등이 운영될 예정이다. 일정 등 상세한 정보는 추후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 전시기획의 글
 
《쉿!》은 귀여움과 친숙함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김훈규, 순이지, 웡핑, 탈라 마다니의 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네 작가의 공통점은 귀여운 캐릭터와 만화적 요소 및 기법으로 관람객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아 작품에 몰입시킨다는 점과, 상상력이 가미된 우화적 이미지나 풍자적인 언어유희를 통해 다양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이다.

세련된 만화나 애니메이션 속 캐릭터와 사건을 그린 듯한 캔버스와 스크린은 마치 우리가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미디어의 액정 프레임을 상기시키며, 각 작품에서 다루는 소재와 이미지 또한 우리가 모바일의 여러 반복적인 피드와 유명한 밈 등을 통해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친숙한 이미지로 가득하다. 그러나 친숙한 이미지와 캐릭터들은 단순히 ‘귀여운’ 것에 머물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및 홍콩의 정치적 문제, 코로나 팬데믹과 미디어의 영향, 파놉티콘으로 상징되는 감시와 이데올로기 등 지금, 여기, 우리를 둘러싼 첨예한 이슈에 대한 네 작가의 날카로운 유머감각과 영민한 해석을 담고 있어 관람객의 적극적인 독해를 요구한다.

지나칠 정도로 과한 내러티브와 광범위한 주제를 가로지르는 김훈규, 순이지의 회화와 자신의 일기장을 보여주는 듯한 웡핑의 애니메이션 속 이야기들은 나의 일상과 나를 둘러싼 세상의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와도 유사하다. 작가들이 켜켜이 지어낸 이야기가 마치 내 일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그만큼 작가들이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정보화된 도시에서 비슷한 삶을 영위하면서 세계를 직접 경험하기보다 작가들의 작품에서 드러나듯 유리 액정 너머로 편집 및 재구성한 기호와 이미지를 통해 세계를 인식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탈라 마다니는 〈선풍기〉에서 신뢰할 수 없는 정보의 지속적인 피드에 우리가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날카롭게 드러냈다. 마다니는 "우리는 아름다움으로 현실을 약화시키거나 고통을 경감시킬 모르핀 같은 예술이 아닌, 의식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발시키는 예술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예술은 귀엽고 친숙하여 불호 없이 매끈할지언정, 팬데믹 시기에 후각처럼 마비되었던 우리의 인식을 환기시킬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 이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이 작가들처럼 예민한 시선으로 우리의 일상을 구성하는 것이 과연 오롯한 내 생각과 감정인지, 아니면 무차별적인 공세를 퍼붓는 피상적 이미지와 정보들인지 고민해보고, 현재 ‘지금, 여기’의 삶에 더 민감해지고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 작가 소개
 
1. 김훈규 (Hun Kyu Kim, b.1986)
김훈규는 기발한 상상력과 환상이 담긴 작품을 통해 다양한 세계관과 다원적인 사유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보고 자란 일본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를 비단에 채색하여 동서양, 과거와 현재, 현실과 판타지가 한데 뒤섞인 독보적인 화면을 구사한다. 작가는 신화나 전설, 민담에 자주 등장하는 의인화된 동물을 귀여운 캐릭터로 표현하여 계층 구조의 심화, 역사와 이데올로기와 같이 우리 사회에서 어려워하고 터부시하는 주제를 다뤄 왔다. 한국에서 영국으로 이주하며 여러 ‘관점’ 사이의 차이를 느끼게 되면서, 세계 곳곳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여러 분야에 걸쳐 일어나는 ‘갈등’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그는 국가, 시대, 각자 처한 위치에 따라서 같은 사건이나 상황을 보는 관점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따라 다양한 관점 및 해석의 동시성을 작품의 중심으로 삼으며, 상호 갈등으로 이루어진 총체적 상황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2018년 개인전부터 ‘다중우주’ 개념을 통해 계속 변화하는 지정학의 문제를 다양한 요소와 입체적인 화면 구성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훈규, 〈다소 불안한 요가 동호회〉, 2023, 비단에 채색, 175×115cm
하이 아트
 


2. 순이지 (SOON.EASY, b.1990)
순이지는 현실 세계의 아이러니를 포착해 패러디, 차용, 재조합한다. 유머를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면서도 지금, 여기 현실의 다양한 풍경과 사회정치적 이슈를 냉소적인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태도로 제작한 작품을 마치 신문에 사설을 내듯 실시간으로 자신의 SNS에 공개한다. 수채화를 주로 그리면서 박스를 재활용한 조형 작업도 이어오고 있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 운동화나 디지털 기기 등을 그럴싸하지만 조악하게 재현하고, 때로 상품을 모사한 작업을 다시 상품화 하기도 한다. 다채로운 색감과 귀여운 캐리커처, 일러스트의 형식은 얼핏 보기에 천진난만한 세상을 그려내는 것 같지만, 밈(meme)과 패러디, 말장난을 통해 문제 없이 흘러가는 것 같은 세계에 내재한 수많은 모순을 들춘다. 주로 미국 코믹스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상투적 문구, 일상적 이미지의 차용으로 가득 찬 화면은 인생의 어두운 측면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유쾌하지만 통렬한 사회적인 논평이 된다.
 

순이지, 〈슈가 캔디 마운틴 #7〉, 2022, 종이에 수채화, 91×116.8cm
개인소장
 


3. 웡핑 (Wong Ping, b.1984)
애니메이션 제작자이자 자칭 “로우 테크(low-tech) 스탠드업 코미디언”인 웡핑은 홍콩에서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관찰한 일상을 바탕으로 인간의 내밀한 욕망, 판타지, 억압된 감정을 건드리는 정직하고도 저속한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낸다. 작가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경쾌하고, 친근한 시각 언어를 사용해 인간 본성의 어두운 측면이 담긴 외설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한다. 작품 속 등장인물은 때때로 개인의 깊은 심리적 문제를 겪으면서, 이민, 사회적 관계, 경제 불안, 도덕적 딜레마와 같은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성찰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실존적 물음과 날카로운 비평은 도시의 거대 담론에 가려져 있던 개인의 솔직한 심정을 전달한다.
 

웡핑, 〈우화 1〉, 2018, 단채널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13분
작가, 키앙 말링그 제공
 


4. 탈라 마다니 (Tala Madani, b.1981)
탈라 마다니는 이란에서 태어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작가로, 현대의 광범위하고도 만연한 권력 불균형이 일으키는 현상을 회화와 애니메이션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탈라 마다니는 2007년부터 20편이 넘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을 제작해왔다. 분당 2천 장이 넘는 이미지로 구성된 애니메이션은 회화의 스타일이나 수행 방식을 고수하면서도, 배경음악을 삽입하거나 실제 사진 이미지를 무빙이미지의 바탕으로 사용하는 등, 새로운 애니메이션 제작 방식을 만들어 가고 있다. 주제적인 면에서 작가는 하나의 상황도 서로 다른 개인의 입장에서는 완전히 다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예를 들면 여성에 부가되는 사회적 규범이나 인식이 실제로는 얼마나 상대적이거나 자의적인지 생각하게 한다. 성별이나 국적, 종교 등에 따라서 동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상황을 유머러스하고도 암울한 분위기로 연출하면서 다양한 시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탈라 마다니, 〈똥 엄마 애니메이션 1〉, 2021, 단채널 애니메이션, 컬러, 사운드, 7분 54초
작가, 필라 코리아스 제공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G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