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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우 개인전 : < 말을 부르는 사진 >
-사진 도큐먼트 2004~2023 – 태백(철암•장성)과 정선(사북•고한)

Photography Summoning Words

  • 작가

    이강우

  • 장소

    토포하우스

  •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

  • 기간

    2023-05-17 ~ 2023-05-29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2-734-7555

  • 홈페이지

    http://www.topohaus.com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 작가의 글

말을 부르는 사진 ‘사진 도큐먼트 2004~2023 - 태백(철암•장성)과 정선(사북•고한)’
 
태백(철암•장성)과 정선(사북•고한)을 찾은 지 19년째이다. 그곳은 석탄산지로 영화를 누리며 우리 사회의 근대화와 산업화를 가열 차게 떠받칠 때만 해도 위세가 대단했으며, 도합 64개의 탄광을 거느리고 국내 석탄생산량의 40%가량을 점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탄전지대였다. 나는 2003년에 그곳을 처음 찾았는데, 아쉽게도 그 모습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당시는 정부가 주도한 석탄산업 구조조정이 전격적으로 이뤄진 1989년을 기점으로 쇠락의 일로를 걸은 끝에 생사의 기로에 섰을 때였다.
 
2004년부터 나는 ‘기로에 선 近代’라는 제목으로 태백과 정선의 탄광지역에 깃든 근대성과 탈근대성 및 그것의 변화양상에 대한 사진 도큐멘팅을 진행했다. 그동안 경험한 두 지역은 자연을 오로지 자신의 것으로 삼기 위한 사회의 강고한 이념과 인간의 투쟁적 의지 및 실존적 욕망이 강렬하게 투사된 곳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징표하는 자취들이 대지에 날것처럼 드러나 있었는데, 탄광촌의 원형이 어느 정도 남아있던 태백의 철암은 더욱 그러했다. 그러한 두 지역은 마치 드라마틱한 몽타주 같았다. 특히 정선의 사북과 고한은 남달라 보였다. 석탄산지로서의 근대성과 소비지로서의 탈근대성이 기묘하게 병치된 그곳은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즈망을 보는 듯했다.
 
그런 놀라운 광경에 사로잡힌 내가 채택한 사진 전략은 단순명쾌한 편이었다. 사진 특유의 유사적 재현성을 기틀로 삼고, 나의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 하며, 엄정한 기록의 관점과 태도로 일관함을 원칙으로 삼았다. 그러면서 ‘수려한 자연성, 잿빛의 강렬한 물질성과 두터운 시간성, 근대성과 탈근대성의 불협화음’으로 둘러싸인 각양각색의 인공물이나 장면에 대한 ‘객관적이고 직관적인 초상’을 얻고자 힘썼다. 이처럼 내가 2004년부터 이어온 탄광지역 사진 도큐멘팅은 어떤 거창한 개념이나 형식의 작업이라기보다 사진의 전통적 본령인 기록에 기초한 ‘자료 만들기’의 작업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하되, 그 정도라도 잘 이룰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여겼다. 왜냐하면 태백과 정선의 탄광지역 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작품처럼 다가왔고 사진에도 안성맞춤이었으며, 작업의 궁극에 다가서기에 차고 넘칠 정도로 서사를 다채롭게 끌어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2004년부터 2022년까지 전개한 탄광지역 사진 도큐멘팅과 작품활동 자료를 ‘책(석탄진경, 기로에 선 近代 – 철암과 사북•고한 사이)’으로 엮어서 2022년 12월 9일에 ‘초판’을 발행했다. 그리고 저술내용과 편집•디자인을 가다듬고 제책형식을 보강하여 이 전시를 개막하는 2023년 5월 17일에 ‘초판 증보판’을 발행한다. 당초에 내가 탄광지역 사진자료들로 책을 내기로 한 뜻은 작가로서 평소의 궁극목표인 ‘사진과 예술의 사회화 및 공공적 자산화’를 추진함에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발맞춰 그동안 전개한 사진작업과 관련활동을 갈무리하기 위한 전시와 세미나를 열어야겠다는 마음도 함께 일었다.
 
올해 2월에 내가 그 생각을 주변에 피력하자, 그 취지에 화답하는 분들이 나타나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 자리를 빌어서 이 전시를 자극한 이영희 님(전 리씨 갤러리 대표), 전시장을 흔쾌히 제공하고 개인전과 세미나 개최를 도운 오현금 님(토포하우스 대표), 세미나를 제안한 박상우 님(사진사/서울대 교수), 세미나 패널로 참여한 박평종 님(사진비평/중앙대 교수)과 노형석 님(한겨레신문 문화부 기자), 세미나를 후원한 황창렬 님(태백 구와우 해바라기 문화재단 이사장) 등 여러 도움을 주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사진세미나를 준비하며
 
나는 책을 펴내며 저술과 발행 목표로 제시한 것을 중심으로 '6개 논제'를 설정하고, 이번 개인전과 사진세미나를 통해 그것을 패널들과 공유하면서 담론의 줄기를 이끌어내 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는 ‘기억의 장치로 사진이 수행하는 역할’이다. 이는 부재의 증거로 일컬어지곤 하는 사진이 항시적으로 맞닥뜨리는 ‘의미의 첫 번째 관문’이기도 할 터, 나의 탄광지역 사진들도 거기에서 예외일리가 없다. 더구나 내가 태백과 정선의 탄광지역에서 사진화한 많은 것들은 철거되거나 사라져 버려서 더 이상 현존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사진자료가 매개하는 담론들’이다. 보통 사진에서 ‘자료•document’라 함은 주체성이나 주관성을 최대한 배제하여 객관적 상태에 이른 시각적 결과물을 가리킨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그 지점에 도달한 사진이 언어를 호명하고 의미를 흡수하고 담론을 파생시키며 (컨)텍스트로 귀결된다는 점일 터, 나는 탄광지역 사진자료들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한다.
세 번째는 내가 탄광지역 도큐멘팅의 기치로 삼은 ‘[사진•photography – 자료•document – 아카이브•archive - 예술•art]의 확장 가능성’이다. 사진에서 여전히 중요한 본령 중의 하나는 ‘기록’일 것이다. 그런데 예술의 주요한 본령 중의 하나도 ‘기록’이다. 이 논제는 사진과 예술의 바로 그러한 본원적 속성에 기대고 있다. 한때 미술(특히 회화)과 겨루던 사진은 ‘굳이 사진이 예술일 필요가 없다’는 당파적 주장으로 강하게 떠받쳐진 적도 있으나, 이제 사진은 미술(예술)의 한 영역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예술에서 사진은 – 표현의 차원과는 별개로 - 그 자체나 본령적인 목표로도 예술적 의미와 가치의 대상으로 후하게 대접 받는다.
네 번째는 ‘풍경과 풍경사진 지형의 확장 가능성’이다. 내가 지난 20여 년간 사진 도큐멘팅의 주 대상으로 삼은 것은 ‘탄광지역의 풍광과 그 변화과정’이었다. 이 작업은 풍경에 관한 나의 시각에 변화를 불어 넣고 인식의 폭을 넓혀 주었다. 내가 오랫동안 그곳의 풍경을 대하고 그 의미를 들춰보며 각성한 바는 ‘풍경은 정치의 영역이요, 욕망의 기호이자, 대지에 물화되고 이미지화된 그 결정체로서의 스타일’이라는 점이었다.
다섯 번째는 나와 더불어 창작인들이 예술행위의 궁극적 목표로 삼을만한 ‘사진과 예술의 사회화와 공공적 자산화의 길’이다. 이는 영역이나 분야를 가리지 않고 개별화와 사유화가 점점 확대되고 심화되는 요즈음 우리가 화두로 삼을만한 ‘공유적 가치’임은 틀림없어 보인다.
여섯 번째는 ‘새로운 전환점에 선 사진’이다. 최근 사진과 관련한 우리의 관심사는 ‘AI와 3D기술’로 모아질 수밖에 없다. 이 양상은 사진가에게 새로운 미래와 기회에 대한 기대치를 부풀리면서도 불안감을 내심 안겨주며 자신이 종사하는 사진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만드는데, 그런 전환기적 상황 속에서 사진의 전통적 본령에 기초한 나의 작업이 사진의 현재와 지속가능성 및 확장성에 대한 진단과 탐색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2023.04월 이강우)
 

 
이강우 (b.1965, Korea)
충남 당진 출신
 
1990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를 졸업
1993 同대학원을 졸업
 
2003년부터 서울예술대학교 디자인학부 사진전공 교수로 재직 중
 
1990년부터 2023년 현재까지 개인전을 28번 개최
다수의 국내외 단체전에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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