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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페로 《Long Long Quarantine》

Epäro 《Long Long Quarantine》

  • 작가

    이페로

  • 장소

    토포하우스

  • 주소

    서울 종로구 인사동11길 6

  • 기간

    2022-04-20 ~ 2022-05-02

  • 시간

    9:00 ~ 9:00

  • 연락처

    02-734-7555

  • 홈페이지

    http://www.topohaus.com

  • 초대일시

  • 관람료

갤러리 가기
초대의 글


세상의 아이들은 모두 이쁩니다. 먹는 모습은 더더욱 이쁩니다.
이페로 작가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먹는 이야기를 화폭에 담았습니다. 아이의 엄마가 되고나서 아이에 대한 애정을 듬뿍 표현하였습니다. “eat - paint – love”를 합하여 만든 이 이름은 바로 작품활동의 방향을 말하기도 합니다. 2년여 동안 우리 모두는 전혀 상상하지 못한 삶을 살았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말이 늘 일상을 지배해 왔었는데, 이제는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먹는 얘기, 살아가는 얘기를 다시 해보고자 합니다.
 

 
작가노트, 작품 설명


 
■ 입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stay sweet, be a child(pink) color on FRP 38x38x80(h)cm 202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71pixel, 세로 571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1년 10월 07일 오후 8:21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1 (Windows)

색 대표 : sRGB

EXIF 버전 : 0231
Stay sweet be a child
 
재작년에 작업의 실마리를 찾으려 이것 저것 끄적이던 시절인데… 역시 나는 먹는것에 대해 못다 한 이야기가 너무 많구나 싶고.. 특히나 음식을 먹고있는 아이의 얼굴에 자꾸 마음이 가던 중이었는데 트렁크에 갇혀 죽은 한 아이의 뉴스 때문에 몇일을 숨이 쉬어지질 않았다. 그러던 중 그리게 된 스케치가 시작이었는데 입체로 완성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이 안되는 줄은 알지만 모든 유년시절이 달콤하기만 했으면 좋겠다구요!!!! 아이스크림을 먹는 젤라고미. 사탕을 먹는 캔디뱅. 초코케익을 좋아하는 초코부. 먹보 3남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lemonee(p)color on FRP 55x52x102(h)cm 2021.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71pixel, 세로 571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1년 10월 07일 오후 8:19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1 (Windows)

색 대표 : sRGB

EXIF 버전 : 0231
Lemonee
 
아이는 레몬을 한입 물고 잔뜩 인상을 쓰고 있다. 상큼하지만 시다못해 쓰기까지 한 레몬의 맛은 이제보니 인생의 맛과 닮아있다. 케익은 또한 세상 달콤하지만 그 위에 올라 서 있기는 아슬하기만 하다. 10년 전에 그렸던 레모니의 페인팅을 입체 버전으로 옮겨보았는데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이는 팔에 멋진 타투가 생겼다. 아이에게 앞으로 펼쳐질 삶이 어떤 맛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나 응원하는 마음입니다.
 
 

평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yellowbread mixed media on paper    53x53cm 202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pixel, 세로 60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2년 04월 11일 오후 11:18

카메라 제조 업체 : SONY

카메라 모델 : ILCE-7RM4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1 (Windows)

F-스톱 : 13.0

노출 시간 : 1/1초

IOS 감도 :
Yellow bread
 
3세 이전의 아이들의 눈은 아직 전두엽이 발달되기 전이라 좀 다르다고 한다. 만 3세가 지나면 뭔가 아는 눈이 되는데… 그 시절의 말간 눈빛이 자꾸 생각난다…. 무언가를 먹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세상에서 제일 사랑스럽다. 빵을 야무지게 쥐고 오물오물 먹는 모습을 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너를 살게 하는 어떤 욕망들… 그리고 그것을 채워나가며 살아나갈 너의 삶들… 귀엽고 짠하고 귀엽고 짠하고…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사랑해(rainy day) mixed media on paper  60.5x60.5cm 202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pixel, 세로 600pixel

사진 찍은 날짜: 2022년 04월 11일 오후 11:12

카메라 제조 업체 : SONY

카메라 모델 : ILCE-7RM4

프로그램 이름 : Adobe Photoshop 22.1 (Windows)

F-스톱 : 13.0

노출 시간 : 1/40초

IO
사랑해
 
42살의 나이에 어렵게 어렵게 아이를 갖게된 나에게 딸아이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여느 엄마들과 다름없이 육아는 힘듦의 연속이었는데 아이의 자는 모습은 나를 휴식하게 해주는 가장 감사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이었다. 그 중에도 아이가 가끔 먹다가 잠이 드는 때가 있는데 그때의 모습들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 속에 웃음이 번진다… 너무 사랑스러운 너의 모습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어 나는 오늘도 너를 그리나보다.
 
 
평론


 
이페로- 먹고 있는 아이들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이페로의 그림 속 아이/동물들은 달고 맛있는 것들을 입에 물고 있다. 빵과 사탕, 초콜릿, 아이스크림, 음료수 등이다. 입은 다양한 먹을거리와 접속된다. 다른 것들과 접속하여 만들어지는 관계를, 들뢰즈는 ‘배치’라고 또는 ‘기계’라 부른다. 어떤 배치 속에 들어가는가에 따라 전혀 다른 것, 다른 기계가 된다. 그래서 말하는 입, 애무하는 입이 먹거리와 만나면 ‘영양을 섭취하는 기계’가 된다. 입은 마냥 비어있는 구멍이라 결코 충족될 수 없고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허기 앞에서 늘 텅 비어있다. 먹고자 하는 욕구란 고달프면서도 즐거운 여정인데 이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들의 반복적인 행위이자 고갈될 수 없는 생의 도모이다.
한편 맛을 느끼는 감각인 미각은 엄밀하게 말해 감각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미각은 혀로 대봐야 알 수 있기에 이는 순수한 감각이 아니라 행동의 결과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미각은 문화적이고 사회적이며 학습되고 경험되어야 하는 것이다. 미각이란 경험적으로 획득되고 이해되는 일이며 무엇보다도 친밀함의 감각이라 뜻이다. 세상과 나를 이어주는,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해야 하는 매개체인 몸으로 맛을 감각하는 일은 곧 세상과 자신을 연결하는 일이 된다.
 
프로이트에 따르면 아기가 어렸을 때 겪은 것 중 먹는 것과 관련된 경험은 발달과정과 평생 지니게 될 인격형성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은 음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음식에 대한 추억은 가장 근원적이다. 먹는 다는 것은 '사랑과 자율성의 첫 경험, 즐거움의 첫 깨달음, 공격성의 첫 표현, 좌절과 분노의 첫 영역'이며 아동의 다양한 자아표현의 영역이라고 한다. 어린이에게 있어 먹는 다는 것은 최초의 즐거움, 최고의 욕구/욕망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단 것에 대한 욕망과 미각이 우선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달콤한 맛에 대한 욕망은 이처럼 원초적이다. 혀의 앞 끝에 자리 잡은 미뢰가 단맛을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미각은 최전선에 위치한 감각이다. 그래서 음식을 먹거나 여타 다양한 음식물을 섭취할 때 그것들은 대부분 단 맛과 관련된다. 특히 아이들은 단 것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욕망을 분출한다. 아이들이 보다 예민하게 단맛을 느끼는 것은 어른들보다 훨씬 더 많은 미뢰를 지니고 있으며 혀끝의 미각이 아직 손상되지 않았고 다른 감각에 의해 닳아버리기 이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페로의 그림 속 아이들은 작은 입과 풍성한 미뢰를 간직한 신선한 혀로 단 것을 막 먹고 있는 순간, 그 귀엽고 사랑스러운 장면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닮은 이 해학적이고 소박한 형상과 부드럽고 달콤한 색채에는 천진함이 가득 묻어 있다.
 
단 음식은 항상 아름답고 자극적인, 유혹적인 색채로 칠해져있다. 단 것의 유혹은 색채를 통해 성큼 다가온다. 우리는 음식물을 선택할 때도 시각에 의존한다. 이처럼 보는 것과 미각은 함께 한다. 아이들은 달고 화려한 음식에 저항하지 못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본능에 몰입하는 순수한 시간이자 그 자연스러운 욕망이 화면 안에서 즐겁게 펼쳐진다. 즐거운 먹기에 몰입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간소한 몇 번의 붓질, 대략적인 형태 묘사, 그리고 감각적인 색채와 어우러져 출현한다. 얼굴과 표정, 입과 손, 그것과 연결된 음식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그 외는 무척 단순하게 마감했다. 캔버스 혹은 캔버스에 밀착시킨, 또는 부분적으로 콜라주해 올려놓은 한지를 바탕으로 귀여운 아이들이 무엇인가를 먹고 있는 장면이, 약간의 요철로 부풀어 오른 부분과 겹치면서 올라가 있다. 종이의 물성이 자연스레 감촉되고 다층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그 위로 몇 번의 활달한 붓질/선으로 포착한 대상, 부분적으로 두텁게 칠해진 형상, 홍건하게 배경을 물들이는 습성의 색채와 이를 칠해나가는 붓질의 궤적이 그대로 드러나는 바닥, 그려진 형상 외의 것은 자연스럽게 비워내 시원한 여백의 맛을 지닌 화면이 올라가있다. 미완의 것처럼 전체적으로 헐거운 이 그림은 사실 필획의 속도감을 동반한 경쾌하고 감각적인 선들이 중심을 이루면서, 우선적으로 선의 추상적인 맛을 안긴다. 함축적인 선/악센트로 칠해진 색이 간결하게 초점이 되는 대상만을 슬쩍 물고 나머지는 간략하게 처리하거나 바탕을 그대로를 남겨두는 식이다.

어린아이의 머리, 입, 손과 음식만이 크게 강조되어 화면 중앙에 그려진 그림이 주를 이룬다. 또한 동물이 음식물을 먹고 있거나 그것과 함께 하고 있는 그림도 있다. 동물 캐릭터/인형과도 같은 것들이 해학적으로 등장하는데 입 안 가득 먹을 것을 물고 있는 공룡과 악어, 호랑이와 핑크빛 사탕, 캔디 통 옆에 있는 강아지, 곰의 입에 박힌 아이스크림콘 등이 그 예다. 또는 따스한 햇살이 내려 쪼이는 바닥에 누워있는 고양이와 그 옆에 놓인 핑크색 포장지에 쌓인 사탕을 그린 그림도 있다. 이 그림은 햇빛과 그로부터 연유하는 예리한 그림자가 바닥과 고양이 몸체에 현란한 선들을 드리우면서 다양한 무늬, 빛, 색채들을 아롱지게 하는데 이러한 추상적인 화면 구성이 상당히 매력적이다. 떨리면서 이어지는 감각적인 선의 운용이 돋보이는 그림이고 시선과 구도도 흥미롭다. 케이크와 사탕, 과자 통만을 단독으로 그린 정물도 등장한다. 바닥과 배경은 단순하게 처리되고 떨리는 붓질은 케이크/파이의 단면, 주름을 지시하면서 붓질의 운용을 극적으로 가시화한다. 화가의 숨결과 이를 반영하는 붓질, 케이크의 결이 그렇게 겹쳐진다. 이는 케이크의 단면만을 색채추상처럼, 한 획으로 그어나간 회화로도 연결된다. 단호하게 옆으로 밀고 나간 붓질/색채의 결은 격렬하게 떨리고 진동한다. 그것은 특정 케이크/음식의 존재를 암시하면서 동시에 오로지 색채와 붓질로만 이루어진 색채추상을 안겨준다. 묽게 희석시킨 반투명한 색들이 캔버스에 삼투해 이를 팽창시키면서 공간과 평면의 관계를 새로이 구성해내는 마크 로스코의 추상회화를 떠올려준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케이크의 단면이다. 구체적인 대상과 내용을 배제하는 추상 형식을 빌려와 달콤한 케이크를 그리고/연상시키고 있다. 그것은 형식주의 추상화를 빌어 내용을, 구체적인 미각과 음식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을 상기시킨다. 추상화의 어법을 통해 사적인 내러티브를, 시각 외에 미각이라는 또 다른 감각을 자극한다. 한편 이러한 회화 이외에 3D를 이용해 자신의 그림 속 캐릭터를 입체로 만든 작업도 있다. 마치 요시토모 나라가 자신의 그림 속 등장인물, 동물들을 입체로 만든 예와 유사한 사례다. 이 만화주인공과도 같은 친근한 캐릭터는 아이와 동물의 두상이며 이것들이 탑처럼 수직으로 겹쳐 쌓아올려지고 있다. 더구나 이 전체적인 외형은 또한 포개놓은 아이스크림을 연상시킨다.
달콤한 음식을 먹고 있는, 오로지 먹는 일에 집중하는 아이들과 동물들은 가장 본능적이고 순수한 욕망에 충실한 표정을, 진실 되게 보여준다. 이페로는 그 얼굴을 새삼 다시 보여주고 싶었나보다. 작가는 먹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표정에서 더없이 사랑스럽고 순연한 욕망의 기호를 접한다. 그리고 그 기호에 마냥 이끌려, 순응해가면서 이를 편안하고 자유로운 그림의 매너 안에서 슬슬 풀어내고 있다. 보는 이들에게 달작 지근한 먹을거리를 안겨주고 더불어 미각의 여운을 오랫동안 입가에 고이게 하는, 먹는 일에 대한 여러 단상이 마음에 머물게 하는 그림은 그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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