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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모디드

HOST MODDED

  • 관람료

    일반 (만 19세-64세) : 5,000원 / 학생 : 3,000원 / 성인 단체(20 인 이상) : 3,000 원 / 학생 단체(20 인 이상) : 2,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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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는 오는 5 월 20 일부터 7 월 11 일까지 기획전 《호스트 모디드》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은 주인, 주체의 의미를 갖는 ‘호스트(host)’와 게임이나 자동차, 프로그램 등의 작동 메커니즘을 임의로 변형한 것을 의미하는 신조어, ‘모드(modded)’를 합성한 것이다. 공간을 인지하는 감각이 언어의 변화나 경험의 차이로 인해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전시는 스크린이나 모니터 등 화면 안의 공간에 익숙해진 세대가 대상을 인지하는 다른 감각을 갖게 된 것을 의식한다.

공간을 다르게 인지하게 된다는 것은 나아가 현실을 인지하는 것에 변화를 가져온다. 전시는 그동안 일반적인 것으로 간주해 온 감각이나 신체성에 대해 재고하고, 기술의 발달에 따라 다른 인지를 가진 인간이 된 것이 아닌지 질문한다. 영유아기 때부터 다양한 영상을 접하면서 화면 속 공간에 익숙해지거나, 게임을 하며 평면적인 화면 안에서 펼쳐지는 유사-공간에 대한 경험이 끊임없이 축적되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가상 세계가 펼쳐지는 영화가 쏟아지면서 사람들은 실제를 인지하는 감각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런던에서 활동하는 덴마크 작가 시셀 마이네세 한센과 미국 작가 레이첼 로즈, 그리고 김지선이 공간 또는 현실을 인지하는 방식에 대해 변화의 흐름을 반영하는 다양한 영상 및 설치 작업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레이첼 로즈, 〈1 분 전〉, 2014, 비디오 스틸. 글래드스톤 갤러리, 뉴욕, 브뤼셀, 필라 코리아스, 런던, 사진: 작가 제공.


레이첼 로즈, 〈1 분 전〉, 2014, 비디오 스틸. 작가, 글래드스톤 갤러리, 뉴욕, 브뤼셀, 필라 코리아스, 런던, 사진: 작가 제공.

레이첼 로즈는 우리 주변 풍경과 변화하는 관계가 우리의 언어와 신념 체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탐구한다. 또한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과 그 방향성에서 변화하거나 탈출하고자 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해왔다. 약 10 분 길이의 영상 작품 <1 분 전>(2014)은 여러 장면이 겹치며 수 개의 공간과 시간이 만났다가 전환되고 미끄러진다. 해변에서 평온하게 휴가를 즐기던 사람들에게 갑자기 우박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를 취소하듯 다른 화면으로 전환되고, 전환된 화면에서는 1948-1949 년 미국의 모더니즘 건축가 필립 존슨(Philip Johnson)이 설계한 건축물인 ‘글라스 하우스’가 등장한다. 사방이 유리로 둘러싸여 안팎의 풍경이 같은 건물 안을 움직이며 구조를 보여주는 것은, 동선에 따른 시간의 진행을 의식하게 한다. 필립 존슨이 사방이 유리로 된 작은 집을 걸으며 인터뷰하는 모습이 이어지며 이미 작고한 건축가가 거니는 시공간과 현재 시점의 건축물 안팎의 시공간이 들어맞는 듯 하나 묘하게 엇갈린다. 일련의 장면을 거치며 작업은 갑작스러운 변화와 단절을 감각하는 신체의 실존을 환기한다.



김지선, 〈딥 프레젠트 – 아이보〉, 2017-2021, 퍼포먼스,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김지선, 〈슬픔의 집〉, 2020, 게임, PC, 설치 전경,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김지선은 사회 시스템과 문화, No man's land (법, 규범, 국경에 의해 생겨난 물리적 영토 내에서의 다층적 공간, 실재적 장소이나 시스템에 의해 배제된 공간, 온라인 등)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작업을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직접 개발한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상 <슬픔의 집 – 집>(2021)을 통해 관람자를 플레이어의 자리에 위치시킨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통증을 뇌 가소성을 이용해 치료하고자 했던 친구 ‘민’을 위해 작가가 완성시킨 게임 ‘슬픔의 집’은 승패를 가리는 일반적인 게임 규칙과 달리 제시된 가상 세계 속 ‘슬픔의 집’을 산책하듯 진행된다. 게임 중, 손을 획득하게 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마치 촉감을 부여 받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되고, 공간의 소실점은 더 깊어진다. 자연스럽게 서사가 진행되며 플레이어는 게임의 나레이터의 목소리를 통해 결국 기억을 지우는 것은 이를 재구성하는 것일 뿐임을 알게 된다. 한편, 전시장 안에서는 반려견 로봇 아이보의 퍼포먼스 <딥 프레젠트 – 아이보>(2017-2021)가 진행된다. 이 작업은 한국항공대학교 지능시스템연구실이 개발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의 대화로 구성된 공연 <딥 프레젠트>(2017)의 또 다른 버전이다. 코로나 19 예방을 위해 제한된 인원만 관람이 가능하며, 현재 아트선재센터 웹사이트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시셀 마이네세 한센, <최종 사용자의 도시 2077>, 2019/2021, 컴퓨터 이미지, 조이스틱, PC, 영상, 사운드, 12 분. 사진: 작가 제공


시셀 마이네세 한센, 〈헬마우스(마담에게)〉, 2018, 양면 스크린, 라텍스, 280 x 350 cm, 설치 전경, 치즌헤일갤러리, 런던, 2019. 사진: 작가 제공


시셀 마이네세 한센은 인간의 애착 관계와 이를 감각하는 여러 형태의 신체에 대해 연구해왔다. 영상 작업 <최종 사용자의 도시 2077>(2019)는 인간과 기술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애착 유형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살핀다. 나아가 섹스를 위해 만들어진 로봇, 조각된 인형, 실리콘 리얼돌이 가진 신체와 유통 구조 등을 통해 사회적인 문제들을 바라본다. 영상에는 감시 기술 전문가이자 최고경영자인 알렉스 카프(Alex Karp)의 목소리와 키아누 리브스의 얼굴을 하고, 세계 감시 자본주의자들의 얼굴로 만든 몸을 가진 존재가 등장하는데, 이 존재는 관객이 앞에 놓인 조이스틱을 직접 조작해야만 다음 영상을 재생시킨다. 작가는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 <매트릭스>(1999)를 기반으로 이 배우가 가진 인상과 상징성을 전용하여, 게임 산업에 나타난 자본의 권력과 감시 기술이 가진 치명적인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비자를 지칭하는 ‘최종 사용자’인 우리가 사용자 동의(End-user license agreement)’ 문구에 대해 습관적으로 동의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자연스럽게 자본화되고, 이익 창출을 위한 소비 대상이 되는 상황을 의식한다. 한편, 영상에 등장하는 인공적이고, 반사회적이며, 임시적인 신체성을 가진 유사 인간의 형태들은 당연한 신체를 낯설게 만든다. 이 형상들은 인간의 가장 내밀하고 원초적인 신체적 행위에 대한 감각의 변화와 변이된 인지를 징후적으로 드러낸다.

전시는 신체를 둘러싼 물리적 조건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다르게 인식하는, 결국 다른 신체를 갖게 된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호스트'라 명명하며 공간이나 대상을 인지하는 특정한 신체성을 의식하고자 한다. 전시를 기획한 전효경 큐레이터는 “1948 년에 만들어진 ‘글라스 하우스’와 2006 년에 단종된 ‘아이보’, 1996 년에 처음 만들어진 ‘리얼돌’과 같이, 달라진 감각을 대변하는 신체성의 예는 이미 새로운 것이 아니다” 라며, “이제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시공간의 환영을 도구로 사용하면서 전시는 그 당연함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우리가 짐작하고 있듯 결국은 이 또한 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호스트 모디드》는 같은 시기 2 층에서 진행되는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과 함께 7 월 11 일까지 진행된다.



■ 작가 소개
 
시셀 마이네세 한센(Sidsel Meineche Hansen, 1981, 덴마크)

시셀 마이네세 한센은 런던에서 거주하고 활동한다. 마이네세 한센은 개인전 «home vs owner»(로데오 갤러리, 런던/피레우스, 2020), «LIVE LIFE WELL®»(현대미술센터, 프라하, 2019), «Welcome to End-Used City»(런던 치즌헤일갤러리, 2019), «An Artist’s Guide to Stop Being An Artist»(코펜하겐 덴마크국립미술관, 2019, 베를린 쿤스트베르크미술관, 2018), «End-user»(쿤스트할 오르후스, 2018), «OVER»(인덱스, 스톡홀름, 2018), «OVER»(루드로 38, 뉴욕, 2017), «Second Sex War»(트론하임미술관, 트론하임, 2016), «No Right Way 2 Cum»(트랜스미션갤러리, 글라스고, 2016), «Second Sex War»(가스웍스, 런던, 2016), «One-Self»(브레멘 예술의 집, 2015), «Insider»(큐빗갤러리, 런던, 2014)를 개최했으며, «Witch Hunt»(쿤스트할샬로텐부르그, 코펜하겐, 2020), «MÁSCARAS (MASKS)»(포르투 시립갤러리, 2020), «Mud Muses, a Rant about Technology»(스톡홀름현대미술관, 2019), «The Body Electric»(워커아트센터, 미니애폴리스, 2019), «Ovartaci & the Art of Madness»(쿤스트할샬로텐부르그, 코펜하겐, 2017), 제 57 회 베니스비엔날레 보스니아파빌리온(2017) 등에서의 기획전에 참여한 바 있다.

김지선(1985)

김지선은 시간예술을 전공했다. 혁명을 모의하는 장치를 개발하여 관객들과 투명인간 그룹이 되어 서울의 상징적인 광장을 점거하는 <웰-스틸링>(2012)을 선보였고, 안락의자 인류학의 방법으로 온라인 게임과 현실세계의 기행을 병치시켜 세계를 인식하는 감각의 변화를 추적했던 <다음 신의 클라이막스>(2014)는 2015 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개관 페스티벌에서 발전된 버전으로 발표했으며, 2016 년 벨기에 쿤스텐 페스티벌 (Kunstenfestivaldesarts)에도 초청되었다. 2014 년 네덜란드 라익스아카데미 레지던시에 참여하며 한국과 네덜란드에서 No man’s land 에 대한 전시를 선보였다. 최근 작업을 통해선 나/세계를 감각하는 문제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2017 년에 <딥 프레젠트(Deep Present)>를 발표했고, 2020 년에는 비디오 게임에 기반한 공연 <슬픔의 집>을 선보였다.

레이첼 로즈(Rachel Rose, 1986,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는 레이첼 로즈는 저온학(cryogenics), 미국 혁명전쟁, 모더니즘 건축물, 우주에서 걷는 감각적 경험 등의 주제를 다루며 긴 영화적 변혁에 의존하고 그 맥락에 일조하고자 한다. 최근 개인전으로는 «Enclosure»(파크에비뉴아모리, 뉴욕, 2021, 폰드소사이어티, 상해, 2020), «Rachel Rose»(라파예트 안티시페이션, 파리, 2020), «Rachel Rose»(프리드리치아눔, 카셀, 2019), «Enclosure»(루마 파운데이션, 아를, 2019), «Wil-o�Wisp»(필라코리아스갤러리, 런던, 2019, 필라델피아미술관, 필라델피아, 2018, 산드레토 레 레바우덴고 재단, 토리노, 2018, 브레겐즈미술관, 브레겐즈, 2017), «Lake Valley»(필라코리아스갤러리, 런던, 2016), «Everything and More»(휘트니미술관, 뉴욕, 2015), «Palisades»(서펜타인갤러리, 런던, 2015)가 있다. 그룹전에는 «Childhood»(팔레드도쿄, 파리, 2018), 제 57 회 카네기인터네셔널(피츠버그, 2018), 제 57 회 베니스비엔날레(2017), 제 32 회 상파울루비엔날레(2016), «The Infinite Mix»(헤이워드갤러리, 런던, 2016), 오카야마아트서밋(2016) 등이 있으며, 퓨처 필즈상, 프리즈 작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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