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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

Dwindles to a point and vanishes

  • 관람료

    일반 (만 19세-64세) : 5,000원 / 학생 : 3,000원 / 성인 단체(20 인 이상) : 3,000 원 / 학생 단체(20 인 이상) : 2,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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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선재센터는 오는 5 월 20 일부터 7 월 11 일까지 기획전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을 개최한다. 회화 작업을 하는 노은주, 이희준과 조각을 만드는 권현빈, 황수연이 서로의 매체적 조건과 특성 안에서 평면과 입체의 교차 그리고 그것이 빚어내는 감각의 전환을 선보인다. 전시는 19 점 중 2 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한 네 작가의 신작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제목은 다른 차원의 세상을 다루는 에드윈 A. 애보트의 공상소설 『플랫랜드』(1884)에서 세상을 2 차원으로 지각하는 주인공이 3 차원 세계의 구체(sphere)가 바닥에서 위로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동그라미가 점점 작아져서 한 점으로 보이다 결국 사라진다’고 묘사한 데에서 출발한다. 전시는 130 여 년 전 애보트의 수학적 상상을 전시 공간 안으로 가져와 물리적, 개념적 차원을 달리하며 평면과 입체의 속성을 변주한다.


노은주, 〈플랫 랜드스케이프〉, 2021, 캔버스에 유채, 220x420 cm,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드로잉과 모델링, 사진의 단계를 거쳐 회화 작업을 하는 노은주는 매체와 재료의 속성 변화에 따른 감각의 전이에 주목한다. 작가는 맨손으로 쉽게 형태를 변형할 수 있는 재료를 모델링에 사용하며 사물을 손의 감각으로 전환한다. 그렇게 만든 조각의 촉각적 감각을 사진으로 찍고, 캔버스 위에 그려 시각으로 옮긴다. 바닥과 벽, 기둥으로 조직된 공간에 덩어리와 선이 흩어져 있는 삼면화 작업 <플랫 랜드스케이프>(2021)는 작업이 놓인 전시장을 연상시키는 환영적 공간과 그림 밖의 실제 공간, 캔버스의 물리적 속성을 환기하며 공간을 경험하는 감각을 증폭시킨다. <지현의 선물 휘어진 선>(2021)과 <지현의 선물_구부러진 매듭>(2021)은 실제 식물과 그것을 닮은 모형 재료를 섞어 실제 사물의 성질을 희석한 뒤 다시 캔버스에 담는다. 세 작업 모두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들어 선보이는 신작으로 구성된다. 작가에게 사물과 공간은 구체적인 재현 대상이 아니라 그것을 평면으로 인식해가는 과정에서 추상적인 사고와 태도를 불러일으키는 매개물이다. 그로 인해 변화하는 지각의 상태를 회화의 매체로 기록하고, 교차하는 여러 감각들을 통해 형태와 공간의 문제를 다루며 구도와 구성의 원리를 찾아낸다.



(뒤) 권현빈, 〈레스팅〉, 2021, 석회석, 팔레트, 먹, 유리 구슬, 가변 크기,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앞) 권현빈, 〈곁에서 들어와 꾹 누른 다음 거두어 안에서 밖으로 빼낸다.(2)〉, 2021, 한지에 먹, 210x150 cm,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권현빈은 스티로폼이나 돌과 같은 물질을 가상 공간으로 보고 덩어리 안팎에서 이루어지는 조각적 행위들에 관심을 가진다. 작가는 돌에 가해지는 두들기고 뚫고, 깎는 행위를 통해 원형의 덩어리가 변하는 상태를 보여준다. 부피가 얇아져 평평한 판의 형태에 가까워진 조각들은 납작하게 누워있거나, 몸을 세우고, 때로는 겹겹이 쌓여 면과 공간을 오가며 전시장 바닥에 놓여있다. <곁에서 들어와 꾹 누른 다음 거두어 안에서 밖으로 빼낸다.(2)>(2021)는 동명의 조각 작업의 표면을 탁본으로 떠 조각처럼 둔 작업이다. 평면과 입체 사이에 존재하는 대립과 긴장이 조각의 물성 안으로 녹으며 전시에서 두 작업은 동등하게 존재한다. 한편, <레스팅>(2021)에서 작가는 하나의 덩어리였다 깨지고 부서진 파편들을 모으고 쌓고 겹치기를 반복하며 지나온 시간의 감각을 선형과 비선형으로 얽히게 한다.



이희준, (좌)〈부유하는 선〉/ (우)〈벨벳 커튼〉, 2021, 캔버스 위에 아크릴, 사진 콜라주, 260x260 cm,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이희준은 삶을 둘러싼 풍경에서 비례와 균형, 색채를 민감하게 살피고 거기에서 회화의 소재를 찾는다.
팬데믹으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고 물리적 공간의 작동 방식이 달라지자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 속 장소에 대한 기억과 감각을 회화로 다룬다. 3 차원 공간 속 장소는 결국 사진 혹은 기억으로 남아 점차 그 형상과 성질이 변해가는데, 이희준은 이 실재, 기억, 디지털 이미지 간의 차이와 혼재된 감각을 캔버스 표면 위의 회화적 속성으로 드러낸다. 과거 방문했던 바르셀로나 파빌리온이나 자주 가던 수영장의 건축적 풍경을 회화의 배경으로 삼아 연결면이 조금씩 어긋나도록 사진을 분할하여 복합적인 시공간을 축적한 새로운 배열을 만든다. 사진에서 드러나는 양감과 공간감은 사진을 확대, 편집하는 과정과 색면으로 구성한 추상적 이미지에 의해 옅어지거나 완전히 제거된다. 평면의 회화를 덮고 있는 색면은 물감의 물성으로 인해 두텁게 덩어리져 깊이를 만든다. 이희준은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다섯 점의 신작을 통해 평면과 입체, 그림과 건축의 관계 속에서 외부의 풍경과 구체적 대상에 대한 작가 자신의 시지각적 경험을 캔버스 위에 선보인다.




(좌) 황수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2021, 철, 종이, 돌, 석고, 테니스공, 가변 크기,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우) 황수연, 〈부울 바디〉, 2021, 인쇄된 종이, 73x150x104 cm, 아트선재센터. 사진: 김연제

황수연은 재료의 기본 성질과 개성에 관심을 갖고 조각의 언어를 통해 물질의 감각을 변화시킨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아트선재센터 전시 공간을 일종의 3D 그래픽 툴로 상정하고, 그래픽 매뉴얼과 현실의 경험이 맞물리는 환경에 종이, 철, 돌 등 그 밖의 다양한 재료들로 만들어진 조각을 위치시킨다. 종이는 작가가 주요하게 다루는 물질 중 하나인데, 재료의 본성에 따라 자르고, 접고, 구부리고, 붙이는 과정을 거쳐 종이에 부피를 만든 뒤 종이 표면의 질감과 색, 중량을 달리하거나 이미지를 인쇄하는 방식으로 조각에 고유한 속성을 부여한다. 3D 그래픽에서 ‘부울(boolean)’은 두 개체를 합하거나, 하나의 개체에서 다른 개체를 빼거나, 두 개체의 공통부분을 추출해 내는 기법을 말하는데, 황수연은 <부울 바디>(2021)에서 납작한 종이에서 출발해 부피와 형태를 갖게 된 종이 조각과 그 몸체에서 떨어져 나간 덩어리를 맞닿아 놓으며 깎고 붙이는 조각의 기본 원리를 상기시킨다. 식기류 카트에 컵과 접시가 쌓인 설치 작업 <첫번째 진실- 컵들>(2021)은 그래픽으로 만든 얇은 평면의 이미지가 3D 프린터를 통해 양감을 가진 가짜 사물로 존재하게 되는 현상에 주목한다.


전시를 기획한 조희현 큐레이터는 “『플랫랜드』의 주인공이 차원이 다른 세상을 오가며 달라지는 시지각의 범위를 인지하듯, 전시장에 세워진 낮은 담장을 경계로 걸음을 옮기다 보면 납작하게 놓여 보이지 않던 조각이 어느 순간 제 모습을 드러내고, 반쯤 가려진 형상과 실제 전시 공간이 환영적으로 이어지고, 작업들 사이에서 재료와 물성의 중첩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조각과 회화 등 매체의 물질적 구조가 실제 전시 공간으로 확장되고, 외부의 비물질적 요소들이 다시 작업의 재료로 환원되며 여러 감각의 공존을 함축하는 전시 《작아져서 점이 되었다 사라지는》는 3 층에서 진행되는 또 다른 기획전 《호스트 모디드》와 더불어 7 월 11 일까지 이어진다. 작가들과 함께하는 어린이-청소년 대상 전시 연계 프로그램이 추후 진행될 예정이다.


■ 작가 소개

권현빈(b.1991)
개인전 《Ongoing track: 미래와 모양》(모노하성수, 2020), 《피스 piece》(에이라운지, 2019), 《편안한 세상 속에서》(레인보우큐브, 2018)을 진행하였고, 《Shadowland》(아마도예술공간, 2021), 《서러운 빛》 (P21, 2020), 《두산아트랩 PART.1》 (두산갤러리 서울, 2019)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노은주(b.1988)
회화를 주 매체로 서울에서 활동한다. 《Blue Window》(금호미술관, 서울, 2021), 《Walking—Aside》(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2019) 등 세 번의 개인전과 《재현의 방법》(원앤제이 갤러리, 서울, 2020), 《눌변가》(d/p, 서울, 2020), 《세 번 접었다 펼친 모양》(브레가 아티스트 스페이스, 서울, 2018), 《뿔의 자리》(인사미술공간, 서울, 2016)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이희준(b.1988)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및 조소과를 졸업하고 영국 글라스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목화랑(서울, 2017), 위켄드(서울, 2017), 기고자(서울, 2016)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청주, 2021), 일우스페이스(서울, 2020),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서울, 2019), 뮤지엄산(원주, 2019), 세화미술관(서울, 2019), 아모레퍼시픽미술관(서귀포, 2019), 아퀴에이리미술관(아퀴에이리, 아이슬란드, 2016)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했다. 신생 공간 노토일렛(2014~2015)을 운영하며 다수의 전시를 선보이기도 했다.

황수연(b.1981)
조형예술을 전공하고 현재 서울에서 작업한다. 《파츠》(학고재 디자인프로젝트스페이스, 서울, 2021), 《허밍 헤드》(두산갤러리, 서울, 2019), 《도는 달걀》(금호미술관, 서울, 2017) 등 다섯 번의 개인전과 《액체 유리 바다, 젊은 모색》(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9), 《16 번의 태양과 69 개의 눈》(금호미술관, 서울, 2019), 《세 번 접었다 펼친 모양》(브레가 아티스트 스페이스, 서울, 2018), 《우리시대의 추상》(챕터투, 서울, 2017), 《사물들: 조각적 시도》(두산갤러리, 서울, 2017) 등 다수의 그룹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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