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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돌려준 미술품 3290점… 서세옥 화백의 ‘마지막 소통’
  • 작성일2021/05/13 14:18
  • 조회 273

서 화백 유족, 작품·소장품 성북구 기증

정선·김정희 등 수집품 990여점도 포함
생전 미술관 건립 등 60년 동안 지역 공헌
장남 서도호 작가 “주민들 예술 누리길”
서세옥 화백 ▲ 서세옥 화백
“아버지는 입버릇처럼 ‘작품은 관객과 소통할 때 존재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버지가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던 서울 성북구에 아버지의 작품 수천 점을 기부하는 일은 저희 가족에게는 자연스러운 결정이었습니다.”
서 화백의 유족이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서 작가의 작품과 소장품 등 총 3290여점을 기증하는 협약식을 진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서 작가의 차남 서을호씨, 며느리 김경은씨, 서 작가의 부인 정민자씨, 이승로 성북구청장. 성북구 제공 ▲ 서 화백의 유족이 12일 서울 성북구청에서 서 작가의 작품과 소장품 등 총 3290여점을 기증하는 협약식을 진행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왼쪽부터 서 작가의 차남 서을호씨, 며느리 김경은씨, 서 작가의 부인 정민자씨, 이승로 성북구청장.
성북구 제공
최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평생 소장한 미술품을 대거 사회에 기증한 이후 미술계에 ‘문화 기부’ 바람이 불고 있다. 예술 작품 소장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실천하는 움직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11월 별세한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서세옥(1929~2020) 화백의 유족이 작품 3290여점을 지역 사회에 내놨다. 서 작가의 작품 2300여점과 작가가 평생 수집한 소장품 990여점이다.

서울 성북구는 60년 넘게 성북구에서 살면서 예술 활동을 펼친 서 작가의 유족과 12일 성북구청에서 ‘故 서세옥 작품 및 컬렉션 기증을 위한 협약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서 작가는 생전에도 자신의 작품을 성북구에 기증하고 싶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혀 왔다.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고 서세옥 화백의 ‘춤추는 사람들’(1989). 성북구 제공 ▲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고 서세옥 화백의 ‘춤추는 사람들’(1989).
성북구 제공
현재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 작가의 장남이자 세계적인 설치미술가인 서도호 작가는 이날 화상을 통해 협약식에 참여했다. 서씨는 “기증품 중에는 아버지의 작품 외에도 아버지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고 서세옥 화백의 ‘행인’(1978).  성북구 제공  ▲ 한국 수묵 추상의 거장 고 서세옥 화백의 ‘행인’(1978).
성북구 제공
이번에 기증된 작품 3290여점은 구상화, 추상화, 드로잉 등 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한 2300여점과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소정 변관식의 작품 등 작가가 생전에 수집한 컬렉션 990여점이다. 서 작가는 별세하기 전까지 성북구의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
 
 
1978년 서 작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성북장학회는 지역의 저소득 아동·청소년들을 위해 장학금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2009년 문을 연 자치구 최초의 등록미술관인 성북구립미술관 건립을 추진했고, 개관 이후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명예관장과 운영자문위원으로서 큰 역할을 해 왔다.

성북구는 지역을 위해 힘을 쏟은 서 작가를 추모하고 그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술관 건립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앞으로 서 작가의 작품 세계를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는 미술관이 건립되면 성북구의 중요한 미술 문화 성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성북에서 활동한 근현대 예술가들의 가치와 지역 내 예술 자원을 보존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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