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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은 ‘본캐’ 왼손은 ‘부캐’… 화가 윤상윤의 두 세계
  • 작성일2021/09/01 10:16
  • 조회 137

정교한 고전적 기법 오른손 작품 대신
본능 따른 왼손 작품 ‘유벤투스’ 개인전
양손 작업도 시도… “스타일 찾는 여정”

왼손으로 그린 작품 ‘쏘 왓’(So What)을 배경으로 윤상윤 작가가 서 있다.

▲ 왼손으로 그린 작품 ‘쏘 왓’(So What)을 배경으로 윤상윤 작가가 서 있다.


윤상윤 작가에겐 요즘 유행하는 말로 ‘부캐’(부캐릭터)가 있다. 숙련된 오른손으로 정교하고 고전적인 기법의 그림을 그리는 윤상윤이 ‘본캐’라면 서툰 왼손으로 즉흥적인 회화를 시도하는 윤상윤은 부캐에 해당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본캐와 부캐의 화풍은 딴판이다.

처음부터 양손잡이 화가를 의도한 건 아니다. 어릴 적 왼손잡이였으나 완고한 서예가 아버지의 강요로 후천적 오른손잡이로 살아야 했던 그는 영국 첼시예술대에서 유학하면서 왼손의 가능성에 눈을 뜨게 됐다. 미술교육으로 훈련된 오른손 그림은 기술적인 완성도는 높았지만 아카데미즘의 틀에 갇혀 자유롭지 못했다. 반면 왼손으로 본능에 따라 쓱쓱 그린 드로잉은 미숙하나 호방하고 생기가 넘쳤다. 오른손 작업 틈틈이 휴식과 일탈의 창구로 실험해 온 왼손 작업의 결과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4~5년 전부터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작업을 본격적으로 병행하고 있다.
개인전 ‘유벤투스’ 출품작 중 유일한 오른손 그림인 ‘스텝트 아웃’(Stepped Out). 왼손 작품은 자유분방하고 활기차며, 오른손 작품은 섬세하고 깊이감이 느껴진다.

▲ 개인전 ‘유벤투스’ 출품작 중 유일한 오른손 그림인 ‘스텝트 아웃’(Stepped Out). 왼손 작품은 자유분방하고 활기차며, 오른손 작품은 섬세하고 깊이감이 느껴진다.


서울 마포구 씨알콜렉티브에서 열리는 개인전 ‘유벤투스’는 부캐 윤상윤의 작품 세계를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라틴어로 ‘청춘’을 의미하는 전시 제목대로 사이클, 수영, 아이스하키 등 다양한 운동 경기를 즐기는 청소년의 활기찬 모습을 담은 유화 작품들로 전시장을 채웠다. 이목구비를 뭉뚱그린 얼굴, 비율이 맞지 않는 신체 표현 등 얼핏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그림들인데 묘하게도 볼수록 매력적이다.

작가는 “오른손 그림은 체계적인 설계와 지속적인 수정을 통해 이상향에 가깝게 완성도를 높여 가는 과정을 거치지만 왼손 그림은 동양화의 일필휘지 기법처럼 순간의 호흡과 에너지에 집중하는 방식”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출품작 35점 중 유일한 오른손 그림인 ‘스텝트 아웃’(Stepped Out)에선 공원이나 실내의 일상 풍경을 자아, 초자아, 무의식의 3단 구조로 묘사하는 그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선 드로잉은 왼손으로, 채색은 오른손으로 작업한 회화 2점도 선보였다. 한 화면에서 양손을 사용해 완성한 작품은 처음이다. 자유와 통제, 에너지와 테크닉 등 왼손과 오른손이 지닌 장점을 결합해 보려는 시도다. “양손 그림이 마치 서커스처럼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지만 더 새롭고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은 욕망이 더 크다”는 작가는 “자기복제를 경계하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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