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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냄새 展

Scent Without a Name

  • 관람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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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없는 냄새 ; Scent Without a Name >는 국내 및 해외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신인 작가들이 의기투합하여 만든 UBU 의 첫 번째 전시이다. 일본 영화 <이름 없는 새>의 제목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이름이며, 영화의 내용과 전시는 무관하다.

전시의 < 이름 없는 냄새 ; Scent Without a Name > 기획은 취향(趣向)과 향(⾹) 간의 흥미로운 관계에서 출발했다. 취향과 향은 보이지 않는 힘을 지니고 있다. 또, 상호 간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서로에게 은밀하게 그러나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예로 한 사람의 정보를 뇌에 입력할 때, 인간은 인식 과정에서 감각과 추상적개념을 공유한다. 보이지 않고 이름도 붙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향도 그중 하나다.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이 과정에서 무의식적이며 본능적으로 맡았던 향 대한 나의 주관적 평가도 함께 입력된다. 만약 그것(향)과 주인의 이미지가 딱 맞아 떨어졌을 때 그 어떤 인지적 정보보다도 인상적인 것으로 사람들에게 각인이 된다. 이는 향이 가진 힘이다. 향은 그 자체로 말을 한다. 대게는 은밀하게 속삭이므로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을 뿐.

향은 다양한 것을 말해준다. 사물의 속성부터 어떠한 현상까지. 우리는 태어나서 마지막 순간까지 매 순간 향/냄새를 맡으며 산다. 셀 수 없이 많은 냄새는 색깔만큼이나 다양하고 다른 결이 존재하며 그것은 천차만별이다. 그리하여 그 많고 많은 향/냄새 중 우리가 취사선택하여 기억하는 향/냄새는 그 사람만의 색깔, 그 사람이 가진 결을 단적으로 말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것은 곧 취향으로 연결, 무한히 확장된다.

전시 <이름 없는 냄새>에는 다양한 취향만큼이나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이들이 다양한 냄새에 관해 이야기한다. 참여 작가가 포착하고 주목한 냄새이자, 세상에 나와 공유하고 싶은 냄새는 곧 그만의 모습이고 그 만이 할 수 이야기이다. 이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또 같은 시대를 공존하며 살아가는 우리 이야기의 은유이기도 하다.





김태규, 겨울 해질녘 문방구 앞(가제), 45X53cm, 캔버스 위 잉크, 2021

김태규 & 윤준희
 
작가 김태규는 냄새를 추억과 연관 지으며 풀어나갔다.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가 홍차 한잔의 향기에 취해 어릴 적 고향의 추억을 떠올려 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집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뉴욕 시각미술대학(SVA)에서 컴퓨터 아트과를 재학하는 그와 달리, 작품을 공동 제작한 작가 윤준희는 전공은 상이하지만, 건축 및 산업디자인에 대한 열정으로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서로의 유년기를 공유하듯, 그들이 선택한 냄새는 어릴 적 지나가던 골목에 추억의 냄새다.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냄새로 책을 집필하는 프루스투에서 받은 영감으로 그들은 재개발로 점진적으로 잊히는 옛 주택가의 정겨운 골목길의 하나의 형태로 남기는 것에서 시작된다. 추운 겨울 대로변 골목길에 배어있는 군밤 냄새와 붕어빵 냄새. 당신도 눈을 감고 쉽게 공감할 수 있으며, 각기 다른 추억을 회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평면 속에서 입체감을 살리는 작품의 방식으로 비춰진다. 티 없이 즐거워 아련한 그들의 향수, 여운에 스며드는 골목길을 그대도 작품을 통해 직면한다.



 

김형기, 机烈火 21X29.7cm Digital Pigment Print 2019

김형기
 
작가 김형기는 단순함의 미학을 중시한다. 작가 본인은 작업을 진행할 때 생각을 지우려 노력한다. 온라인 매체로 인해 기괴함을 기반으로 한 “휘발성” 작품들이 팽배한 실정이나, 작업에 있어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작가와 관람객 간의 유대감을 결여시킨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작업을 진행했다.  
 
본 전시를 통한 작가의 바람은 직선적이다. 작가 본인의 이유 없이 즐겁거나 슬펐던 시간을 공유하며 이를 관람객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길 희망한다. 작가 김형기에게 [냄새]란 본질적이다. 작가의 철학은 각기 다른 장소에서 다양한 카메라를 이용한 작업물에서도 비춰진다. 모든 사진은 의도적 연출이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도출된 결과물이며 사진에 대한 설명은 사진을 찍을 당시의 대화 내용으로 대체해 일차원적인 그 자체의 냄새를 포착했다.
 
작가의 관전 포인트는 명료하다. 개인의 상이한 감정의 흐름을 따라 누군가에게는 무겁게 누군가에게는 가볍게 다가올 수도 있지만, 작가 본인이 제공하는 순간의 잔향들을 심오한 태도를 내려놓고 짧게나마 무념의 시간을 보내길 소망한다.





양수영, 품, 33.4 X 24.2 cm, 캔버스 위 아크릴, 2021

양수영
 
일상에 녹아있는 마음에 안식을 가져다주는 향들이 있다. 사랑하는 이들의 품의 내음, 차갑지만 위로되는 밤공기의 냄새, 긴장이 풀리며 녹아버릴 것 같은 따듯한 물의 냄새. 형용하는 글로만 읽히기에 분명 작가 양수영의 영감은 관객들이 유대를 쉽게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안정감”과 “위로”라는 단어들로 회상되는 냄새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 기록되어 있는 냄새들의 병치는 각기 다른 형태의 경험들로도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개인이 각자의 안식처의 다른 풍경들처럼  소통에서 공유하는 소비하는 추억의 다양성은 작가 양수영 만의 작품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 모두 한구석 어딘가로 도망치고 싶은 욕구를  해소하 듯 작가 양수영은 그 만의 안식이 되어주는 냄새를 시각화했다. 내 안에 모든 것을 소진한 후 그 결핍을 채우려 허구의 이상만이 가득한 안식처를 그리듯 실존하지 않는 상상 속의 풍경과 냄새를 부드러운 선과 색에 녹여냈다. 잠시나마 실질적 해소에서 벗어나 가장 이상적인 안정감의 형상에 위로를 받기를 작가는 기원한다.





노채연, The Mysterious House, 크기 미정, Digital Pigment Print, 2021

노채연
 
작가 노채연이 해석한 냄새는 스펙트럼이다. 냄새 그리고, 향. 이름을 붙이고 명확한 실질을 찾을 수 없으며 모든 상황 속 가장 짙은 요소들로 명명한 것들이 통상 되는 이름이 붙여진 냄새들이다. 정의를 내릴 수 없어 관념적인 교집합으로 형용하는 냄새는 우리, 인간에게도 적용된다. 냄새의 의인화를 작품으로 승화시켜 작가는 관객에게 묻는다. 작품 001은 현실주의자이자 낭만주의자다. 사회적 기준과 재단된 통념에 타협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가며 때로는 허상을 꿈꾸는 모순된 인간의 면모를 001을 통해 우리의 실태를 비춘다.
 
그래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묻는다. 바쁜 일상 속 나이에 쫓겨 ‘어른’이라는 역할로 사는 우리들의 머릿속에, 꿈속에. 낭만은 사치라며 현실과의 타협에 빛바랜 우리들은 여전히 무의식에 소장하는 공상과 허상과도 같은 꿈이 있다면. 001을 우리들의 거울로써 작가는 질문을 던진다. 001은 당신에게 어떤 냄새인가. 타인이란 형태로 비춰진 낯설지만은 않은 냄새에 당신은 어떤 냄새로 정의할 것인가?




최정원, 관계, 19 X 19cm, 캔버스 위 아크릴, 2021

최정원
 
작가 최정원의 작품관은 냄새와 예술의 공통적인 내재되어있는 성질을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냄새와 예술이 공유하는 특질은 주관성이다. 개인의 개별적인 특성과 기억에 각인된 감정들을 종합해 소비하는 취향이 나눠진다. 이는 예술에도, 향에서도 적용된다. 개인이 선택적으로 소비하는 향에서도 본인을 위하고 타인을 의식한 양가적인 목적성을 찾아볼 수 있듯, 작가 최정원의 소양은 작품이라는 시각적인 형태로 본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과 타인(관람객)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이타적인 철학을 담고 있다.
 
작품 “관계” 속 작가는 관계의 발달과 함께 발현되는 체취의 정의들로 무형의 냄새를 시각화했다. 시각은 눈을 감으면 차단되고, 청각은 귀를 막으면 제한할 수 있으며, 미각은 섭취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고 촉각은 접촉이 없으면 무의미하다. 유일하게 살아 숨 쉬는 한 차단할 수 없는 감각은 후각이다. 모든 인간은 고유의 체취를 지니고 있다. 본인의 것에 대해 둔감하겠지만 낯선 이의 체취는 “나”와 타인의 관계 형성에 따라 체득하는 냄새의 정보가 상이할 것이다. 작가 최정원은 작품을 관람하고 어떠한 고유의 냄새를 떠올렸을 때 모여지는 특징들을 따라 그 대상에 대한 감정을 되뇌어보는 계기가 되길 유도한다.
 
작품 “냄새의 세계”에서 작가는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라는 책에서 영감을 받아 비교적 다른 오감에 비해 간과되는 후각이 담보하는 세계관과 현존하는 다양한 향들을 불구하고 추상적인 단어들로만 표현할수 밖에 없는 주인공의 고뇌를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신지은, 타인과 나
, 16 X 16 X 30 cm, 40 X 30 X 35 cm, CRT 모니터, 2021

신지은
 
작가는 평범에서 벗어나 “다르다”는 이유로 멸시받기도 순간적인 호기심에 호감을 사기도 하며 늘 무리 사이의 아웃라이어였다. 사회적인 통념과 눈치. 타인과의 교류로 다수에겐 쉽게 체득되는 사회성은 그에게만 다르게 적용되었다. 추상적인 개념들에 공용되는 정의에 공감할 수 없는 그는, 그 만의 삶에 대해 그 만의 철학을 구축해 나갔다. 개인적인 상황별 반응으로 뼈대를, 구체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해 살을 붙여나가던 중, “나”자체로 존중받고자 하는 욕구를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큰 화면의 이미지와 작은 화면의 무빙 이미지는 같은 편집점을 두고, 큰 화면 속은 타인과 함께 보는 실질. 그리고 작은 화면 속에 이미지는 작가 신지은이 큰 화면 속에 이미지를 보고 받아들인 그만의 정의와 개념, 렌즈를 통해 무형의 철학을 시각화했다.
 
관객은 작품을 보고 무엇을 갖고 돌아갈지에 대한 자유가 있다. 두 화면을 동시다발적으로 관람하며 헤드셋을 끼고 두 화면을 잇는 나레이션과 음악을 들으며 작가 본인의 사고 진행 과정을 엿볼지, 그저 두 다른 화면 속 이미지에서 오는 자극적일 수 있어, 매력적인 미학적인 쾌락만 누리고 떠날지. 그 둘도 아니면, 눈을 감고 작가만의 세계관을 구축해갈 수밖에 없던 이유 그 연결고리에만 집중할지.
 
작가 신지은은 본인의 지극히 개인적인 철학과 관점을 그만의 [냄새]로 지정했다. 그의 작품은 세상에 녹아있는 여러 겹의 냄새와 향 중, 관객이 선택한 방식으로 감상하는 데 할애하는 시간 동안 응축되고 순수한 형태의 작가만의 냄새를 방영한다.


 

이성연, 회상[回想], 1X0.5m, Mixed media, 2021

이성연
 
아름답고 높은 경지에 이르는 숙련 된 기술을 다듬고자 하는 마음을 담으며 예술 (재주 藝 예 재주 術 술)에 임하는 작가 이성연은, 이번 전시를 통해 완벽한 기능성과 효율을 중시하는 그의 기존 작업 방식을 탈피하고자 유기적인 [냄새]를 표현하려 미학성을 가미하여 전시 방식에 움직임을 활용하였다. 예술의 이론적인 개념을 학습하기보다 단절된 그 만의 공간에서 가장 순수한 형태의 발상을 실현하는 게 그의 작업에 대한 가치다.
 
작가 이성연이 작품으로 발현한 그 만의 냄새는 그의 아픔의 잔향이다. 파키스탄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총알과 탄피가 난무하는 곳에서 날 것의 고통에 유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빛이 밝다는 것을 인지하기 위해 바탕에 어두움이 있는 것처럼, 그에게 행복을 인지할 수 있게 남아있는 잔상의 고통과 상처를 녹아내고자 탄피를 매개로 응용했다. 모든 상처는 물리적으로, 그리고 감성적으로 우리를 관통하고 지나간다. 상해가 있던 자리는 시간이 메워간다. 아픔이 뚫고 지나간 자리에 배어 있던 고통의 향. 상처가 메꿔지고 남아있는 상흔마저 세월로 옅어질 때까지 그 고통에 이름을 붙여 해소하고자 작품에 탄피라는 매게를 채택했다. 작가는 클리어 레진으로 만든 탄피 속 그의 상처를 상징하는 내용물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나갔다. 아픔이 지나간 자리 새살이 돋고 더 질겨진 모습으로 영위하는 그의 삶을, 다채로운 색상의 총알이 얽혀있는 형태를 보며 관람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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