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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경 초대개인전 La Vague

Kim Hyun-Kyoung Solo Exhibition

  • 작가

    김현경

  • 장소

    갤러리블라썸

  • 주소

    서울 강서구 양천로65길 41-22 (염창동)

  • 기간

    2021-05-10 ~ 2021-05-31

  • 시간

    10:00 ~ 18:30

  • 연락처

    010-7542-1250

  • 초대일시

  • 관람료

    무료관람

갤러리 가기
La Vague
 
숲과 바위, 식물, 나뭇가지, 흐르는 물, 폭풍이 몰아치는 바다를 통해
나는 꿈과 내면의 힘을 상징화 한다. 숲과 바다의 파도는 안개와 신비에 휩싸여 있고
동시에 무의식의 세계를 알린다.
난 늘 신비스러움을 동경하고 항상 꿈을 꾼다.
 -작가노트-









김현경 (KIM Hyun-Kyoung)

학력
1998-2009 Université de Paris VIII 프랑스 파리 8대학 조형예술학과 학사 석사, 박사
1995 Ecole des Beaux-Arts (에꼴 데 보자르) 프랑스 국립미술대학 졸업(D.N.A.P), 프랑스
 
개인전 (13회)
2021   - 갤러리 JK블라썸 기획초대전
2020   - 갤러리 H, 현대백화점 기획 초대전 목동점
2019   - 갤러리 카페 아람뜨레 초대전, 고양 아람누리
2018   - 갤러리 H, 현대백화점 기획 초대전 목동점
2018   - 갤러리 아트리에 초대전, 파주 프로방스
2018   - 2018 고양아티스트 365 초대전, 고양 어울림 누리 미술관
2017   - 갤러리 H, 현대백화점 기획 초대전 충청점
2016   - ‘고양아티스트 365전’ 초대전 고양아람누리, 갤러리 누리
2014   - 갤러리 H, 현대백화점 기획 초대전 킨텍스점
2010   - 이형 아트센타 초대전, Seoul
2001   - 갤러리 Beaugrenelle, Paris, FRANCE
1995   - 갤러리 L’Oeil Fertil, Tours, FRANCE
1994   - 갤러리 L’itinéraires, Laval, FRANCE
1993   - 갤러리 Flore-Mer, Larmor Plages, FRANCE 단체전 45회
 
작품소장
청와대, 67사단 용진부대, 경인미술관, 갤러리 아트리에,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김현경, 타는 불꽃같은 파도의 작가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 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公主)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생달이 시리다.
 
 
김현경 작가가 작업해온 ‘La Vague’ 시리즈를 보면 떠오르는 시다. 시인 김기림의 바다와 나비’.
김기림의 시에서 바다는 단순한 자연이 아니다. 수많은 사연과 의미를 품고 있는 심연이다. 멀리서 보면 청무우 밭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가냘픈 나비가 지쳐서 돌아서야 하는 거대한 벽이다. 약한 존재인 인간을 누르고 지치게 하는 힘을 상징한다. 그 힘은 자연일 수도 있고, 인간의 자유와 꿈을 옭죄는 사회일 수도 있다. 물론 삶 자체일 수도 있다. 바위에 부딪혀 하얀 거품으로 산산이 부서지는 파도는 서글픈 나비 허리에 시리게 매달린 초생달과 데칼코마니가 된다.
그렇다보니 바다와 파도를 다뤘음에도 문득 인간의 살 냄새가 풍긴다. 인간적인 이미지가 넘친다. 초현대적인 추상 회화이지만 수묵화의 아우라도 가득하다. 바다와 파도는 우리에게 수많은 상념에 빠지게 한다.
 
작가의 작품 표제는 ‘La Vague’이다. ‘파도’ ‘물결이라는 뜻이지만 문학이나 문화연구에서는 밀려오는 사조’ ‘경향이라는 의미가 있다. 과학에선 파동이라는 뜻도 있다. 우리에게 밀려오는 모든 것들을 의미한다고 할까. 이는 인간이 거역할 없는 거대한 힘일 수도 있고, 우리가 받아들이고 공존해야 할 환경일 수도 있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공부할 때 찾았던 프랑스 서북부 브르타뉴의 바다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프랑스 북부 지방을 여행하다보면 뼈 속 깊숙이 한기를 전달하는 차가운 바다가 반긴다. 브르타뉴는 차가운 북해와 대서양이 만나는 지역이다. 그 바다는 거칠다. 계절이 바뀔 때면 짙은 해무 속에서 강한 바람과 거센 파도가 포효하는 지역이다. 몽환적이지만 공포스럽기도 하다. 그곳에선 누구도 알 수 없는 상상의 공간이 펼쳐진다. 그 바다에선 점도, 선도, 대칭도 비대칭도 없다. 우리에게 무한한 상상의 세계를 준다. 그 보이지 않는 힘이야말로 작가가 작품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대상일 것이다.
브르타뉴 지역은 문화적으로 하이브리드의 현장이다. 유명한 수도원인 몽생미셸을 경계로 그 동쪽은 바이킹의 후예가 정착한 노르망디다. 그 서쪽은 고대 켈트인의 후손들이 거주하는 브르타뉴다. 브르타뉴에 접어들면 해변 성채도시 생말로가 방문객을 반긴다. 생말로 성 밖에는 기나긴 모래톱이 있다. 그곳으로 몰려오는 파도는 자못 사나워 보인다. 흉폭한 이 바다가 바로 ‘La Vague’의 산실이다.
브르타뉴의 남부 도시 로리앙에선 매년 8월이면 유럽 각국과 전 세계에 흩어져 사는 켈트인이 모여 문화 축제인 로리앙 켈트 축제(Festival interceltique de Lorient)’가 열린다. 브르타뉴는 문화적 하이브리드와 함께 시공을 초월하는 끈질긴 문화적 정체성의 지역이다.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는 바다가 만든 강한 정신의 현장이다. 거친 이 바다는 ‘La Vague’의 모태이기도 하다.
 
작가의 ‘La Vague’ 시리즈 작품을 처음 봤을 때 떠오른 단어가 하나 있었다. ‘Flamboyant’이다. ‘플랑부아양이라는 프랑스어지만, 영어에서도 똑같은 철자에 플램보이언트라는 발음으로 자리 잡았다. ‘불꽃 모양’ ‘화염 모양에서 시작해 불타는이란 뜻을 거쳐 색채나 표현이 현란한’ ‘화려한으로까지 의미가 확장됐다. 결국에는 대담한’ ‘이색적인’ ‘대담한이란 뜻까지 포괄하게 됐다. 작가의 ‘La Vague’ 시리즈의 작품을 표현하는 데 이 모든 의미가 모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브르타뉴 바다의 차갑고 강하며 몽환적인 이미지와 겹친다. 이는 고스란히 김현경 화백 작품의 특질로 연결된다.
 
‘La Vague’ 시리즈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영국 화가 윌리엄 터너((1775~1851)의 바다 그림이 떠오른다. 터너는 풍부한 색상, 상상력이 풍부한 몽환적 바다와 주변 풍경, 난폭하고 불온하며 때로는 맹렬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바다의 거친 부분을 화폭에 담았다. 강한 인상의 그림이다. 음울하기까지 한 모습이지만 한 부분에 빛으로 희망의 단서를 남겼다.
작가의 작품은 터너와 비교하면 부드럽다. ‘La Vague’가 주는 강렬한 빛과 색채, 그리고 힘찬 이미지를 접하면 언뜻 희망만 보이는 듯하다. 비관이나 비애, 우울은 끼어들 틈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는 명암의 강력한 콘트라스트가 살아있다. 이는 삶의 고된 이면을 상징한다. 강하고 불꽃같은 파도가 오히려 처연함을 주는 느낌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 숨어있는 무의식의 코드가 드러나는 순간이다. 세상의 이면에, 삶의 그림자 속에 숨어있는 의미를 발견하는 기분이다.
 
작가의 ‘La Vague’ 시리즈는 음악으로 치면 헨델 주제에 의한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에 해당할 것이다.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1685~1759)이 하프코시드를 위해 작곡했던 곡(Passacaglia in G minor, Harpsichord Suite No.7, HWV432)19세기 들어 노르웨이 작곡가가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위해 편곡한 작품(Passacaglia in G minor on a Theme by George Frideric Handel for violin and viola (1897))이다.
파사칼리아는 저음부 주제를 고음부에서 계속 변주하는 형식의 곡이다. 할보르센은 하프코시드에 갇혀있던 바로크 시대 헨델의 곡을 현대에 맞게 재창조했다. 이 곡은 바이올린과 비올라는 물론 바이올린과 첼로, 첼로 이중주, 피아노곡 등 수많은 조합으로, 현재에도 활발하게 연주된다. 고전의 변용이다.
작가의 ‘La Vague’는 파도라는 주제를 계속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변주하고 편곡한다. 그런 점에서 파사칼리아와 기본적으로 통한다. 거기에 더해 파도를 수없이 많은 조건과 환경과 결합해 무한한 조합으로 재창조한다. 파도라는 소재를 다른 재료와 쉬지 않고 조합하고 합성해 감각의 하이브리드를 이룬다는 점에서 할보르센이 편곡한 합주곡과 맥이 닿는다.
 
‘La Vague’ 시리즈를 보면 독일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색채론을 떠올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괴테는 이 저술에서 색채가 아름다운 것은 인간이 그렇게 느끼기 때문이라는 인간 중심의, 인문학적인 인식론을 강조했다. 인간의 감각과 대상의 유기적인 관계에 주목하는 색채 인식론이다. 이는 자연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아이작 뉴턴(1643~1727)의 색채 인식론과 대척점에 있다. 뉴턴은 인간의 감각과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자연과학적으로는 그게 맞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인식론적으로, 감각으로, 하지만 색채의 의미는 과학적인 실체를 넘어선다. 바다와 파도가 보여주는 색채는 보는 이의 주관과 기분, 환경에 따라 달라진다. 작가가 창작한 그 색채는 관찰자의 감각과 인식 속에서 다시 창조된다.
 
작가의 작품을 보면 잭슨 플록 작품의 특징인 우연성과의 관계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그 방식은 완전히 다르다. 우연성은 없다. 대신 장인의 얼만 존재한다. 작가는 물감을 연하게 캔버스 위에 부어 이리저리 번지게 해서 말리고, 다시 다른 색감의 물감을 붓고 번지게 하고 말리는 작업을 수없이 반복한다. 스스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작업이라고 표현했듯이 원하는 색채와 모습이 나올 때까지 끝없이 반복하는 장인의 작업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브르타뉴의 바다에서 시작된 바다와 파도의 감각의 제국이 작가의 손끝에서 완성된다. 같은 듯, 전혀 다른 ‘La Vague’ 시리즈의 작품들은 이렇게 하나하나 탄생했다. 작품을 만나는 것은 작가의 혼을 만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전시회를 기다렸던 이유다.
 
 
채인택 중앙일보 국제전문기자
 
  • 우원 2021-05-11 15:46:29

    좋은 작품 잘 감상했습니다.

  • 우원 2021-05-11 15:47:26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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