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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귀영화를 부르는 모란, 과연 ‘왕의 꽃’이로구나
  • 작성일2021/07/22 09:58
  • 조회 370

국립고궁박물관 ‘안녕, 모란’展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모란 무늬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배경으로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 혼례복과 창덕궁 활옷이 전시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모란 무늬를 활용한 미디어아트를 배경으로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 혼례복과 창덕궁 활옷이 전시돼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풍성하고 화려한 자태로 부귀와 영화를 상징하는 꽃, 모란. 봄의 절정인 5월에 짧게 피었다 지는 모란이 때아닌 한여름에 활짝 피었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리는 ‘안녕, 모란’ 전에서다. ‘꽃의 왕’으로 불리는 모란이 ‘왕의 꽃’으로 사랑받으며 조선왕실 일상 곳곳에 스며들었던 흔적들을 모란도 병풍, 혼례복, 그릇, 가구 등 120여점의 유물로 만날 수 있다.

모란은 삼국시대에 중국에서 전래했다. 신라 진평왕(579~632) 시기 당나라 태종이 모란 그림과 모란씨 석 되를 보내왔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당나라에서 크게 유행했던 모란 무늬는 고려시대 도자와 직물 등에 장식적인 기능과 길상의 의미로 쓰였으며, 조선시대에 이르러 궁중 안팎에서 풍요와 평안의 상징으로 각별히 애용됐다.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왕실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흉례에 쓰인 모란도 병풍.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왕실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흉례에 쓰인 모란도 병풍.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전시는 모란을 가꾸며 글과 그림으로 즐겼던 문인들의 전통과 조선왕실 생활공간 및 혼례·흉례 등 각종 의례에 깃든 모란 무늬의 의미를 다채롭게 살핀다. 가장 먼저 마주하는 풍경은 모란이 핀 정원이다. 전시장 옆에 위치한 별도 공간을 정원처럼 꾸며 꽃과 수풀 사이에 모란 그림들을 배치했다. 모란 그림을 많이 그려 ‘허모란’으로 불렸던 허련(1809~1892)의 모란 화첩을 비롯해 심사정, 강세황, 신명연 등 18~19세기 문인화가들의 모란 그림을 모았다. 전시장 안에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는 모란향이다. 올봄 창덕궁 낙선재에 모란이 만개했을 때 향을 포집해 향수로 제작한 것이다. 김충배 국립고궁박물관 전시홍보과장은 “관람객에게 위안과 휴식을 주는 힐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부귀영화를 기원하는 왕실의 바람은 나전 가구, 화각함, 청화백자, 자수 등 다양한 궁중 공예품에 새겨진 모란 무늬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봉황, 나비, 공작, 괴석, 복숭아 등 다른 무늬들과 어우러져 한층 풍성한 의미를 전달하는 모란 무늬 유물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19세기 문인화가 허련의 모란 그림.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 부귀와 풍요의 상징인 모란은 조선 왕실이 즐겨 사용한 문양이었다. 19세기 문인화가 허련의 모란 그림.
국립고궁박물관 제공
그중에서도 왕실 혼례복에 깃든 모란은 압도적인 화려함으로 시선을 끈다. 이번 전시에는 순조의 둘째딸 복온 공주가 입었던 활옷과 창덕궁에서 전해 내려오는 궁중 활옷 등 혼례복 두 벌이 나왔다. 창덕궁 활옷은 장기간 보존 처리를 거쳐 처음 공개되는 유물이다. 활옷 안에 1880년대 과거시험 답안지가 심지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져 제작 연대 추정이 가능해졌다. 혼례복을 배치한 전시장 삼면에 미디어아트로 모란 무늬가 꽃비처럼 내리는 장면을 연출해 몰입감을 높였다.
 
 
왕실은 흉례에도 모란을 활용했다. 흉례의 모든 절차마다 모란도 병풍을 둘러 망자의 평안과 왕실의 번영을 염원했다. 전시에 소개된 모란도 병풍들은 국립고궁박물관의 대표 소장품이기도 하다. 왕의 어진을 모시는 선원전을 재현한 마지막 공간은 왕실과 모란의 관계를 함축적으로 보여 준다. 사전 예약과 현장 접수로 시간당 60명, 하루 630명까지 관람할 수 있다. 10월 31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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